리스트 - <초절기교 연습곡>, 10번
Liszt's Transcendental Étude No. 10 in F minor
리스트 - <초절기교 연습곡>, 10번
큰 키와 긴 손가락, 잘생긴 외모, 매력적인 품행, 화려한 피아노 연주로 ‘프란츠 리스트’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의 손끝에서 전달되는 피아노 음악은 당시 어떤 연주자들도 흉내 낼 수 없었죠.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탁월한 기교에 자극을 받게 된 리스트는 자신이 연주할 수 있는 최고, 최상의 표현을 관객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제껏 들어 보지 못한 풍부한 음향, 혀를 내두르는 화려한 테크닉, 빈틈없는 표현력에 동료 연주자들도 리스트의 연주에 경탄할 수밖에 없었죠. 당대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 슈만’은 리스트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우리가 고통스럽게 연습하다가 포기한 부분을 리스트는 초견으로 연주해냈다.’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는 수많은 피아노곡을 작곡했습니다. 그중 현재까지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품은 그의 연습곡들이죠. 리스트의 연습곡들은 단순히 ‘연습’만을 위한 목적을 넘어, 무대 위에서 연주를 위한 큰 규모의 형식과 예술성으로 작곡되었습니다. 기교는 물론이거니와 음악적인 아름다움까지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죠.
리스트의 연습곡 중 <초절기교 연습곡>은 피아노 연주곡 중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로 늘 언급됩니다. 이 작품은 그가 고작 15세 때 계획한 곡이죠. 모든 장, 단조의 조성을 이용해 작곡된 48곡의 바흐 평균율처럼, 리스트는 모든 조성을 이용해 연습곡을 만들어내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12곡을 먼저 작곡하고 세상에 발표하였죠.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1837년, 리스트는 초판의 주제의 재료를 이용해 기교적인 면을 더욱 극대화하고 확장시켜 ‘대연습곡’이라는 이름으로 수정하여 다시 출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 ‘슈만’은 ‘세계에서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딱 10여 명 밖에 없을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곡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해주었죠.
1851년, 리스트는 또 한 번의 수정을 걸쳐 <초절기교 연습곡>을 완성했습니다. 정말 재밌게도, 3번째로 수정되어 완성된 <초절기교 연습곡>은 어려운 것들을 배재하고 수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연주자들에게 쓴 맛을 보여주는 이 작품을 듣게 되면, 도대체 그 전에는 얼마나 어려웠던 것인지 우리는 의구심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초절기교 연습곡> 중 10번은 초절기교 연습곡들 중에서도 난해한 주법과 내용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곡은 옥타브 음형의 빠른 진행, 넓은 범위의 빠른 도약, 복잡한 베이스 장식, 폭발적인 음향, 독특한 화음 등 피아노의 모든 기교가 다 들어간 곡으로 대회나 음악대학 입시에서도 자주 사용될 만큼 연주자들의 기량을 한껏 보여주는 곡이죠.
화려함과 예술성, 둘 다 놓칠 수 없는 리스트의 연습곡에 집중해보세요. 정신없이 건반을 훑어가는 손가락을 보게 된다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리스트에게 빠져들게 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