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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Jan 16. 2022

유쾌한 장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틸 오일리겐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Richard Strauss - Till Eulenspiegels lustige Streiche, Op. 28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틸 오일리겐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19세기 말, 독일의 후기 낭만주의의 음악을 이끌었던 두 음악가 있습니다. 바로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죠. 교향곡을 중심으로 작곡했던 말러와 달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문학이나 인물, 감정 묘사를 표현한 일종의 표제음악인 교향시를 다수 남겼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사용했던 슈트라우스는 <돈 주앙>, <맥베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 문학 작품에 기초한 교향시를 작곡하기도 하였고, <영웅의 생애> 등 자신의 자전적 모습과 개인적 경험을 주제로 삼은 교향시를 작곡하였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Richard Strauss, 1864. 6. 11 - 1949. 9. 8) / wikipedia

 
 1894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한 풍자 소설의 주인공에 대한 일대기를 음악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바로 ‘틸 오일렌슈피겔’이라는 사람이죠. 오일렌슈피겔 (Eulenspiegel)은 부엉이(Eule)와 거울 (Spiegel)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이름으로, 오일렌슈피겔은 14세기경 신성로마제국 시대에 실존했다고 전해지는 유랑자로 말썽과 장난을 너무나도 좋아했던 사기꾼이었습니다. 그가 가는 곳이 어디든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죠. 말로 전해져 내려오던 오일렌슈피겔의 장난들은 16세기 초 풍자 소설로 출판되어 독일 전역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6세기 출판된 오일렌슈피겔의 소설의 표지(좌)와 현대 오일렌슈피겔의 표지(우) / wikipedia, Fontana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틸 오일렌슈피겔의 일대기를 교향시로 표현했습니다. 이 작품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죠.
 
-틸의 소개
-틸의 장난 행각들

-틸의 재판

-틸의 사형 선고 및 형 집행

-에필로그


 음악은 작곡가가 ‘옛날 옛적에, 아주 장난이 심한 녀석이 있었다네’라고 적은 바이올린의 선율과 함께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이어 틸 오일렌슈피겔의 주제인 호른의 선율이 나타납니다. 이 틸의 주제는 익살스럽고 장난스러운 모습이 한가득 표현되어 나타나며, 틸의 주제는 이 작품 전체에 걸쳐 계속해서 반복하여 등장하죠.
 

호른으로 표현하는 틸의 주제


 경쾌한 리듬으로 바뀐 음악은 틸의 얄궂은 행각들을 표현합니다. 안장 없는 말을 타고 장터에서 뛰는 첫 번째 장난을 시작으로, 전도사로 변장하고 설교를 하는 틸. 바이올린의 독주 연주로 사랑을 한 가득 남아 어여쁜 아가씨에게 사랑을 전달하지만, 거절당하고 쓸쓸하게 돌아가는 틸, 학자로 변장하여 다른 학자들에게 문제를 던져 논쟁을 일으키는 장난까지 네 가지의 장난들이 이어져 나타납니다. 그러나 틸은 질 나쁜 행각들로 인해 재판을 받게 되고 결국 사형을 집행받게 됩니다. 이때 잔잔하게 가라앉은 음악에서 현악기들의 피치카토(현을 뜯어 연주하는 주법)의 표현은 숨이 끊겨 몸이 앞뒤로 흔들리는 틸의 몸을 표현하였죠.


 정적은 잠시 뿐. 갑자기 처음에 나온 바이올린의 ‘옛날 옛적에, 아주 장난이 심한 녀석이 있었다네’의 선율의 에필로그가 등장합니다. 밝고 유쾌한 마무리는 틸의 운명이 끝이 아니라, 어디선가 계속 장난을 치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죠.


 눈앞에서 생생하게 보이는 틸의 장난을 함께 살펴봅시다! 어떤가요? 우리도 그에게 장난을 당하기 전에 도망을 가야 하는 건 아닐까요?


https://youtu.be/S7O9Oa22nsQ

로린 마젤 지휘,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연주


메인 출처 :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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