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음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대에게
의자는 텅 비었고,
창밖의 7월 태양은 무심히 굴러 내렸다.
나는 시간의 잔해 위에 앉아
하루라는 시체를 해부했다.
분절된 호흡. 깨진 유리조각 같은 생각들.
"무엇을 했는가?"
라는 질문에
공기의 진동만이 대답했다.
후회는 점액질 슬라임처럼
폐의 모공을 틀어막았다.
나는 질식할 듯 숨을 쉬었고,
그 숨이 또 하나의 낭비임을 알았다.
죄책감이 내 관절을 녹였다.
"생산성"이라는 신의 계시 아래
무(無)는 원죄가 되고
무력함은 이단(異端)이 되었다.
달력의 한 장이 떨어져 나갔다.
그 종이 위에 새겨진 나의 이름:
"쓸모없음"
병실은 고요했고,
심장 소리만이 증명이었다.
아직 살아 있음을.
마지막 빛이 창가를 스치자
어둠이 상처를 삼키기 시작했다.
"내일은..."
라는 맹목의 주문을 읊조렸다.
그마저도 허공에 녹아
답 없는 메아리가 되었다.
-
공허의 무게가 나를 눌렀지만
숨이 막힐수록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상처 입은 손가락이 쓴 이 글자들,
창문에 맺힌 7월의 습기,
심연에서 울려 퍼지는
나 자신에 대한
최초의 애도(哀悼).
절망은 무덤이 아니라
빛이 들어오는 틈새였다.
텅 빈 하루의 중심에서
나는 비로소
"존재한다"는 선언을 발견했다.
무(無)도 하나의 풍경이다.
쓸모없음도 한 가지 존재 방식이다.
부서진 유리창 너머로
별이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