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당신을 재판장에 세울 때, 증거품 1호는 늘 당신의 영혼이다. 법정 천장에 매달린 '착함'이라는 형광등이 눈을 찌르는데, 배심원단 입가엔 도덕이라는 이름의 예리한 칼날이 번뜩인다. 잣대라는 것이 원래 측정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이곳의 자들은 무게를 재는 척하며 살을 벤다.
하지만 기억하라. 당신은 저울 위의 숫자가 아니다. 저항할 수 없는 중력 아래서도 빛을 내는 우주 먼지요, 무수히 깨져도 반짝이는 유리 조각이다. 타인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을 주워 담는 일은 이제 그만. 거울들이 당신을 가르려 든다면, 차라리 그 앞에서 유리창을 닥치는 양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라.
"완벽함이 신의 심연이라면, 인간성은 그 틈새로 스미는 빛이다." 어느 망각의 철학자가 남긴 말씀이다. 상처는 도덕적 순결을 증명하는 휘장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피부의 주름임을. 찢긴 마음의 조각들을 주워 붙일 때, 그 경계선마다 새로 태어나는 별자리를 보라.
잔인할 정도로 정직한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적당한 맹목'이다. 타인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호기심의 화살을 꺾고, 자신의 텃밭에 심은 상처의 씨앗에 물을 주는 기술. 남이 쏟아낸 잣대의 파편 위에서 맨발로 춤출 때, 비로소 발바닥에서 피어나는 붉은 국화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밤새 창밖을 두드리는 비난의 빗방울 사이로, 당신의 유리 심장이 은하수를 이루리라. 깨지되 부서지지 않는 법, 투명하되 속을 들여다보이지 않는 법을 깨우치길. 세상이 당신에게 던지는 돌마다에서 다이아몬드의 결정을 추출하는 연금술을.
심판하는 자들의 횃불이 어둠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림자를 만들 뿐임을 알아차린 이들이 오늘도 조용히 심장에 등불을 밝힌다. 그 작은 불씨들이 모여, 도덕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횃불보다 오래 견딜 별빛의 강을 이룰 테니. 당신은 이미 홀로 타오르는 유성이며, 동시에 별들을 품은 우주 자체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