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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규 Nov 28. 2016

인간이기 때문에..

텅 빈 골목길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는 단색의 군복을 입은 어른에게 하나의 질문을 받는다. 

"혼자 놀면 심심하지 않니?"  

아이는 낯선이의 출현에 깜짝 놀라며, 단색 군복의 권위 흠칫 몸을 떤다.

아이에게 군복은 나라를 지키는 멋진 군인 아저씨로 비춰지지 않는듯 아이는 뒷걸음질 치다.. 이내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예전의 아픈 기억이 아이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았나보다.

대학에서 배운 심리학 이론을 하나 소개해 본다. 

Festinger가란 심리학자의 인지부조화 이론...

마케팅, 광고, 조직 경영 등에 많이 인용되는 이론이기도 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자주 인용되는 것들은 사실 원래 이론과 다르게 쓰여질 때도 종종 있는 것 같다.

물론 여느 이론들과 마찬가지로 찬반이 존재하고 문화에 따라 예측력이 달라지기도 한다.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쉽게 이야기 하면, 인간의 태도(신념, 생각)와 행동이 간의 부조화가 발생했을 때, 인간은 심리적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태도나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태도(어떤 객체에 대한 생각)가 행동에 우선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자신의 태도와는 다른 행동을 해버린 사람은 원래 갖고 있던 태도를 바꾸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은 이미 저지러진 후이니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태도인 것이다.

(참고로 네이버에 인지부조화 사례라고 치면 아주 재미있지만, 이해가 잘 안되는,, 나는 절대 그럴 것 같지 않은 심리학 실험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인지 부조화 이론은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불편함 치유 방식을 설명한다.

또 하나의 잘 알려진 심리학 이론이 있다. 그것은 Heider의 인지 평형 이론(용어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의미는 유사할 것)이란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두개의 인지요소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심리적 부조화 상태에 놓이게 되고 이를 균형상태로 복원하고자 하는 동기가 활성화된다는 이론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내가 A라는 친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고 있고, 나는 B라는 친구와는 관계가 좋지 않다고 믿고 있는데, A와 B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고 있어 질때, 나는 부조화 상황에 빠지게 되고 이를 조화상태로 회복하고자 A와의 좋은 관계를 끊어 버리든, B와 좋은 관계를 맺기로하 하든 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상에 대한 신념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듯 두가지 심리학 이론 모두가 인간은 의식적이라고 인식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작금의 상황에 적용해 보면, 인간이기 때문에 벌어질 수 있는 의도하지 않은 "나쁜 상황"으로 변질될 것이 두렵다.

즉, 지금의 "촛불 집회"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더 큰 심리적 카테고리로 뭉쳐져 있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촛불집회"에 보수라고 자처하고, 믿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위 이론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될까 두려워진다. 지금의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주체 세력은 추정컨대 진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촛불집회"에 참가한 이들이 모두 진보를 추종하는 혹은 마침내 진보가 더 큰 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삼지 말기를 바란다. 하나의 목표, 하나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신념에만 진심으로 집중해주길 바란다. 만의 하나라도 지금을 기회로 여겨 진보의 색깔을 강요하게 된다면, 많은 국민들이 기존의 태도나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너무도 과한 불편감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보수와 진보는 선과악 혹은 부도덕과 깨끗함으로 대별되는 것도 아닌,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의 차이임을 우리는 "동일한 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을 깨닫고 서로를 이해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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