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상규 Sep 05. 2016

하늘 들어 올리기!

섭리와 저항

어느해 7월 로마의 하늘은 높다.

2016년 9월 5일 월요일 세시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덥다.

사람들은 가을을 기다린다. 우리나라의 가을은 유난히도 청명하고, 시원하고, 풍요롭다.

9월이 되자, 그 무덥던 여름의 더위도 한풀 꺽인다. 

"아, 가을이다.. 이제야 살 것 같다"라고 한다.

사람들은 가을을 피부로 느낀다. 그 바람에 떠밀려오는 청명한 기운이 모든 이의 피부의 찌든 더위를 씻어 줄 때, 가을이 왔음을 알고 즐거워한다.

나는 가을을 본다. 하늘이 높아짐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알고, 가을을 쳐다본다.

한 여름 한참이나 하늘은 내려와 있다. 아마도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더 달구려고 그런가보다. 시간이 지나 9월이 되면, 어느덧 하늘은 저만치 멀어져 있다. 누군가에 의해 하늘이 들어 올려진 것이다. 태양은 점점 그 크기가 작아지고, 구름들도 새털 모양 하늘에 흩쁘려지고.. 하늘이 들어 올려져 높아진다. 

여름은 거인신 아틀라스도 힘들게 하나보다. 그래도 섭리는 아틀라스가 힘을 내도록 한다. 하늘을 높이 들어 올려 가을을 보게 해준다. 

아무리 덥고, 견디기 힘들 것 같아도.. 9월이 되면 어느새 가을이 와 버린다. 

기성세대의 언어로는 자연의 섭리라고 들 한다.. 섭리~~

시지프.. 인간으로서의 지혜가 뛰어난 사람.. 

그는 신으로 부터 벌을 받는다. 다시는 살아 나지 못하도록 언덕길로 바위를 굴려 올리게 하는 벌, 바위가 언덕꼭대기에 다다르면 바위는 다시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시지프는 다시 그것을 굴려 올린다.

영원의 형벌이다.. 신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지프를 섭리를 어긴 시지프를 영원히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 이처럼 섭리는 각자가 믿는 신이 부여한, 무신론자일지라도 믿어 의심치 않는 그 무엇인가 보다.

섭리는 신만이 주관하는 것이고,, 어쩌면 세상과 함께 저절로 존재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섭리를 무시하거나, 거스르면 영원의 형벌을 받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인간은 과학과 경제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조금씩 저항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여러가지 이유와 방식으로가식적 섭리를 만들어낸다. 이것을 창의적, 도전적이라기도 하고, 혁신적이라기도 한다. 우리는 한 겨울에 복숭아를 먹는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이해"를 만든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같은 시간에 이야기를 나눈다. 마치 신이 어디에도 존재하는 것 처럼.. 그 영향을 행사한다. 

인간이 만든 무더위는 세상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다..

아직은 시간이 흐르고 하늘의 높아짐을 인간이 볼 수 있게 해주나 보다.

시지프는 언덕 끝에 올라 어쩌면 시원한 바람을 쐬며, 하늘을 올려보며, 이제는 언덕을 넘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는 그 순간 만큼은 다시는 언덕 아래를 처다보지도 생각하지도 않을지 모른다.

누군들 아래를 처다보고 싶겠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전개의 초점이 나에게 맞춰진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