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 오후 4시의 겨울_6화

창으로 조각 하늘을 바라보다

by 위니 더 조이
251115_1.jpg 2025년 11월 15일 토요일 오후 4시, 위니펙, 집



오후 4시, 창밖을 보며 얼핏 보이는 푸른 하늘을 지켜보고 있었다.

산타 퍼레이드 시작 시간은 오후 5시, 나는 다운타운에 살아서 시간이 넉넉하기도 하거니와 함께 가기로 했던 엠마가 버스를 타고 오는 중이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전에는 위니펙 대학교의 행사장에 다녀와서 룰렛을 돌리고 공을 던지며 게임을 하고 왔다.


텀블러, 립밥, 미니 럭비공, 과자, 핀벳지, 장갑을 무료로 잔뜩 얻어왔다. 그리고 호텔 손님들인 캘거리 커뮤니티 사람들이하는 팬케이크 나눔 행사도 도장을 찍었다(알고 보니 무료였다) 천막 아래서 열심히 팬케이크를 만들어대는, 나에게 알코올 음료 주문을 하던 그들이 있었다. (입장이 바뀌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제 내가 손님이지롱) 줄이 몹시 길었고, 그들은 정신없이 바빴다.

아쉽게도 오라고 했던 크리스는 없었다. 오지 않았냐고, 내가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색내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대신 나를 알아본 몇 명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팬케이크를 받았는데, 두 개의 팬케이크 사이에 두 개의 패티가 끼워져 있는 버거였다. 맛이 없었다고는 못하겠지만, 지극히 단짠이라 금방 물렸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라면을 끓여먹고 팬케이크 버거를 밀어내 버렸다. 배가 부르니 귀찮아지고, 날씨 핑계를 대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하늘을 보는 순간, 오늘이 쉬는 날임을 깨달아서 기분이 찰랑찰랑 좋아졌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집 자체는 아주 마음에 들지만 북향과 아파트 뷰라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하늘을 보려면 비스듬히 서야하고 저절로 벽에 온몸을 기대게 된다. 그러면 잠깐 보는 게 아니라 휴식을 취하듯 더 오래 머무르게 된다. 조각하늘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려고.


그러다 문득 주말이라는 것이 행복해 헤벌쭉 웃었다.



251115.jpg 캘커리 커뮤니티 손님들과 팬케이크


251115_2.jpg 덜덜 떨었던 산타 퍼레이드에서 뜨거운 열기를 뿜던 퍼레이드 차


251115_3.jpg 산타 할아버지, 제 소원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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