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의 간격

아무 말도 없었지만, 마음이 손끝에 닿았다

by SH

저녁 무렵,

카페 안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창밖으로는 가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서윤과 지훈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각자의 노트를 덮은 뒤에도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잔에 남은 커피는 이미 식어 있었다.


밖으로 나가려

지훈이 먼저 의자를 밀었다.

서윤도 뒤따라 일어섰다.

둘은 동시에 문 쪽으로 걸어갔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가로등 불빛에 젖은 도로가 반짝였다.

서윤이 우산을 펴려던 순간,

지훈의 손이 살짝 겹쳤다.

서로의 손등 위에

잠깐, 아주 잠깐 머물렀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말보다 많은 것이 오갔다.

서윤은 놀라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손끝의 온기가

비보다 오래 머무는 것 같았다.


지훈은 조심스럽게 손을 거두며

작게 웃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우산을 같이 받쳐 들었다.


서윤은 빗소리 속에서

자신의 심장이 더 크게 울리는 걸 느꼈다.


때로는

가장 작은 용기가

가장 분명한 고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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