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인 시간마저 나였다는 걸 인정할 때, 다시 걸을 수 있다.
조금 돌아왔을 뿐인데,
세상은 벌써 너무 멀리 나아간 것 같았다.
모두가 앞서 가는 것처럼 보였고
나는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한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 시절의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할 만큼 두려웠던 거였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을까?’
‘괜히 했다가, 상처만 남는 건 아닐까?’
그래서 매일,
하기로 마음만 먹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망설임의 시간도 나였다.
그 순간들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내가, 조금은 단단해질 수 있었던 거다.
늦었다고 느껴질 때,
사실은 이제 막
내 리듬에 맞는 시작점이 열린 것일지도 모른다.
남과 비교하면
늘 늦고, 부족하고, 불안하지만
내 속도의 시간은
내 안에서만 피어나는 계절이다.
망설였던 시간 속에도
나는 계속 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잘 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버텨낸 매일이 있었다.
그러니 너무 늦었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내가 나를 향해 걷기 시작하면 된다.
‘아직’이라는 단어엔,
망설였던 시간마저 품는
조용한 응원이 담겨 있다.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망설였던 시간도 나였다.”
— ‘아직’이라는 말이 나를 다시 걷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