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얼굴과 처음 마주보다
출산을 마치고 몇 날 며칠이 흐른 뒤,
조심스레 화장실 거울 앞에 섰어요.
익숙했던 내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는데,
거울 속엔 전혀 모르는 사람이 서 있었어요.
부은 눈과 푸석한 피부,
엉켜 있는 머리카락과 굳은 어깨,
몸도 마음도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어요.
‘이게 나야?’
입술이 움직이려다 말았어요.
그동안 얼마나 버텼던 건지
얼굴에 모든 게 새겨져 있었거든요.
누군가는 출산을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엔 지워진 내가 있었어요.
아이는 품에 안겼지만
나는 아직 내 안으로 돌아오지 못했어요.
아파도 말 못 하고,
무너져도 울 틈 없던 날들.
그 모든 게 거울 속에 담겨 있었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얼굴이 미워지진 않았어요.
참 많이도 버틴 사람.
끝까지 아이를 안고 있는 사람.
그게 나였어요.
그날, 나는 거울 앞에서
다시 나를 품기 시작했어요.
예전의 내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연습을요.
낯선 얼굴 속에서,
나는 다시 나를 찾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