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담담하게, 여운을 남기며
처음 알람이 울렸을 때,
나는 아직 어두운 물속 어딘가에 있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흐릿함 속에서
소리가 작은 진동처럼 몸을 더듬었다.
눈을 뜨자 천장이 보였다.
밤새 숨을 섞었던 공기가 아직 방 안에 남아 있어
숨을 들이쉴 때마다 어제의 온기가 조금 따라 들어왔다.
손을 뻗어 휴대폰 화면을 끈다.
작은 화면에 묻은 미지근한 열이
손바닥에 잠시 붙었다가 이내 사라졌다.
알람을 멈춘 뒤에도 한동안 누워 있었다.
천천히 심장이 두어 번 더 크게 뛰었다.
어딘가 가벼운 통증 같기도 한 그 울림이
아직 살아 있다는 징후처럼 느껴졌다.
몸을 일으키면
창문 틈새로 들어온 빛이
벽지 위에 얇게 번져 있었다.
햇빛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그래서 더 조용한 빛이었다.
발을 바닥에 내려놓자
발뒤꿈치가 차가운 바닥을 느꼈다.
그 감각이 선명해서,
그제야 완전히 깨어난 것 같았다.
부엌 쪽으로 걸어가며
오늘도 별다를 것 없이 흘러갈 하루를 생각했다.
그 평범함이 늘 조금은 두려우면서도,
묘하게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다.
주전자가 물을 데우는 동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말도 아직 입안에서 형체를 갖지 못했다.
컵에 따뜻한 물을 따르고,
두 손으로 감싸 쥔다.
숨이 가늘게 흘러나가고
마음속 어딘가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매듭 같은 것이
조용히 남아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혹은 속으로만
스스로에게 물었다.
오늘은 조금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