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자라는 너
어느 날,
아이가 힘을 주더니
조금씩 몸을 비틀기 시작했어요.
뒤집힐까 말까
조금 버둥대던 그 작은 몸이
마침내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리고
천천히 돌아누웠죠.
나는 조용히 숨을 멈췄어요.
큰일도 아닌데,
마치 세상이 멈춘 것 같았거든요.
뒤집힌 아이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올려다봤을 때,
그 작은 눈동자에
나는 어떤 얼굴로 비쳤을까요.
아이의 첫 뒤집기는
내겐 너무도 큰 기적이었어요.
그 작은 몸이
스스로 세상을 향해 움직이는 순간,
나는 또다시 마음 한구석이
조금 부서졌다가
천천히 다시 자리를 잡았어요.
그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내가 살아 있는 이유를
조용히 확인할 수 있었던 날.
작은 기적이 내 앞에서
분명히 자라고 있었어요.
이렇게 또,
너는 내 삶에
작은 기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