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다정했다
어느 날이었다.
유난히 마음이 꺼져 있었다.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하루가 괜히 무겁게 흘러갔다.
평소라면 이런 기분을
애써 무시하거나,
또 괜히 나를 몰아붙였을 것이다.
“왜 이 정도도 못 견디냐고.”
“좀 더 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조용히 방 한구석에 앉아
그냥 숨만 고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어깨를 스스로 가만히 감쌌다.
누구에게 보이려는 것도 아니고,
위로받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오늘의 나를
조용히 안아주고 싶었다.
마음이 조금 쓸쓸했던 그날,
그 작은 동작 하나가
나를 살짝 웃게 했다.
아무도 모르게
내가 나를 다정히 안아준 순간이었다.
가끔은 아무도 모르게,
내가 나를 안아줘야 한다.
그 다정함이 내 안을
조용히 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