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AND ACTIVIST Jun 15. 2022

돈의 속성

최상위 부자가 말하는 돈에 대한 모든 것

저는 일찍부터 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부자가 되려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군대를 제대하고 1년이 지났을 때 돈을 빌려 창업을 했습니다.

그때 나이 24살, 그 어린 나이에 제 주머니에 고정 수입이 천만원 가량이 들어왔고, 그때부터 저는 계속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만 첫번째 부도는 28살에 맞고, 두번째 부도는 30살에 맞았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35살에 스스로 사업정리를 하는 것으로 제 사업은 11년만의 경험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자인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 11년간의 저는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일단 저는 돈을 함부로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좋은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고, 교만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그때를 생각해보면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고작 한달에 몇천 버는 정도로 의기양양했던 것도,

룸싸롱 접대와 리베이트 지급을 당연히 여겼던 것도,

그러면서도 뭐가 잘났다고 후배들을 가르치겠다고 나섰던 것인지,

저는 그저 세상물정을 아무것도 모르면서 패기만 넘치던 바보천치 였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악한 인간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런 제 자신을 저도 싫어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매일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고, 매일 같이 인생을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내심 허둥 대고만 있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강의와 저서를 읽는 것은 언제나 열심이었지만 문제는 구분을 할 줄 몰랐습니다.

어떤 것이 필수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인지, 어떤 것이 그 사람과 내 삶이 다르기 때문에 적용여부가 다를 수 있는 것인지, 어떤 것이 절대로 따라해서는 안되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제가 돈과 거리가 멀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사실 제가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었다는 점입니다.

김승호 회장의 말대로 돈을 인격체로 보자면 저는 심각한 바람둥이였던건데요.


학력이 좋지 않고 집안도 그저 그랬기 때문에 일찍부터 부자들이 모일만한 곳을 찾아 졸졸 따라다녔기 때문에 제 주변에는 부자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표정과 그들 가족의 표정은 제가 갖고 싶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부자가 되고 나면 사랑도 가질 수 있을꺼라고 생각했었는데.....

남자들은 허구언날 비싼 집과 자동차와 별장과 골프실력과 여행이야기와 여자(?)이야기로 자신을 드높이기(?) 바빴고, 그들의 아내들은 썩을대로 썩은 표정으로 명품의상과 보석을 휘감고 있을 뿐이었고, 그들의 자녀들은 타의로 인한 공부벌레 또는 사고뭉치 였을 뿐 이었습니다.


그들이 강연을 할 때 따라가서 들어보면 참으로 그럴 듯 한데 저는 그들의 속을 들여다봤기 때문에 씁쓸한 표정으로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허망한 삶을 쫓았지만 너무나도 잘했던 것은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최고의 학교에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이 없다면 우리가 배워가면서 직접 키우자.” 라는 기준을 만들어놨었다는 것과 실제로 아이들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태어났을 때 그 다짐대로 사업을 접어버렸다는 점 입니다.


그리고나서 몇년간은 정말 괴로웠습니다.

한창 패기 넘치게 사업현장을 넘나들던 사람이 가끔 고액알바나 하면서 집에서 애를 보고 있으려니 때로는 정신이 오락가락 하면서 내가 미쳐가는 것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저와 아내가 프리랜서로써 할 수 있는 규모의 사업만 하면서 아이만 돌보고 있는 것이 아깝다며 거액을 투자할테니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이 넘쳤지만 그 제안을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이 없었습니다.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서 ‘가정이 망가진 부자’의 길로 돌아간다면 돈 벌 자신은 있지만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가정도 잘 지키고 사업도 잘 하는 방법은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가 없었고 여전히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어느 정도의 가정불화를 잠재우는 선에서의 처세술은 보여주는 듯 싶으나, 제가 바라는 밸런스는 얘기해주고 있지 못합니다. 물론 이 책은 ‘돈의 속성’이라는 제목이기 때문에 비중이 치우쳐져 있는 것일수도 있으니 다른 저서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결국 저는 39살이 되어서야 제게 바른 인생의 철학이 없었다는 것과 배움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로부터 2년 뒤, 오랜 생활터전이자 사업터전이었던 상하이를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와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저와 아내는 40대 중반이 되었고 자산이라고는 여전히 빚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희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저희가 엄청 부자인 줄 압니다.

저희의 씀씀이를 보고는 엄청나게 검소한 부자인 줄 알죠.


그만큼 여유가 보인다고 합니다.

그만큼 자신감도 보인다고 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경제적으로 보자면 저희는 가난한 가정 입니다.

그런데 결코 가난하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습니다.

저희 부부는 그 어느때보다도 단단해져 있고,

아이들은 희망차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고,

가족 모두가 검소함 가운데 나눔의 기쁨도 누리고 있고,

새로운 공부와 기술습득도 매년 늘려나가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부자가 되는 것은 포기했지만,

사랑을 얻는 것은 성공했습니다.

덩달아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기초생활비를 벌고,

넉넉한 시간부자로 살아가고 있는데요.

20대의 저를 만나서 이게 네가 원했던 삶이었던게 맞냐고 물어본다면, 그때의 저는 “넘친다.” 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아내와 조금씩 조금씩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을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을 더 넓히기 위한 사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부자들이 번 돈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돕는다면, 저희는 가진 시간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효율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 시킬 수 있는지 연구하다보니 부부끼리 서로 얼굴 마주보며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다가 다른 부자도 될 수 있겠는데?”


물론 저희 여정은 이 책에서 이야기 되는 부자와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저희 아이들이나 손주대에 들어서는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또는 저희 직계자손이 아니더라도 저희 영향을 받은 사회패밀리 내에서 부자가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희의 목표는 언제까지나 경제적부자 보다 사랑부자이며 저희가 전하고 싶은 삶도 사랑부자의 삶입니다.


더욱 더 확장된 부자의 개념을 위해,

더욱 더 확장된 사랑부자가 되기 위해,

어리석었던 나날에 어긋났던 것들을 되돌리기 위해,

저희가 찾은 ‘삶의 속성’을 써내려가려 합니다.


Q. 여러분은 어떤 부자이신가요?

Q. 여러분은 경제적부자가 되기 위해 무엇을 바치고 계신가요?

Q. 여러분 가정은 안녕하신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