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고…..
1. 이왕이면 구글의 글로벌 데이터를 토대로 각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을 다뤄줬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이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특정 데이터를 이야기 할 때마다 한국이라면 어떤 점이 다를까 생각해보면서 읽어야만 했지만 결론적으로 딱히 크게 다를꺼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이 책에서 다뤄진 미국인의 본성과 다른 나라 사람의 본성이 크게 다를꺼라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본성은 어디까지나 본성이기에……
인간의 공통적인 본성만큼은 크게 다를 수 없다는 것이 심리를 다루는 모든 데이터들이 말해주고 있기에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내용들도 그 범위 안의 내용이라는 것에 다시금 확신을 준 것 같다.
2.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인 나, 일반적인 나, 비밀스러운 나, 이렇게 세가지의 모습이 있다고 한다.
사회적인 나는 집밖에서 나를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나의 모습일 것이다.
일반적인 나는 가족들이 알고 있는 나의 모습일 것이고, 비밀스러운 나는 신과 나 혼자만이 알고 있는 내 모습일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과 같은 포털사이트에 사람들이 검색한 내용은 대체적으로 어떤 모습이 검색을 한 것일까?
저자의 ’모두 거짓말을 한다‘를 처음 읽었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나서 사회적인 나의 페르소나를 뒤집어 쓰고 이야기 하는 것이 얼마나 일반적이고 비밀스러운 자신에서 벗어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외로워 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훨씬 더 ’섹스‘에 영향을 받고 있고, 생각보다 훨씬 더 ‘친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3.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이야기 하고 있는 ‘데이터에 의하면 자녀의 성공에 있어서 부모의 영향은 의외로 현저히 낮다‘ (그러니 마음을 좀 편하게 먹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마을의 어른들의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 같다.
이 책에서의 표현대로 부모는 아주 복합적인 감정의 대상이다.
어린아이에게 부모는 마치 신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이다.
성장하면서 부모의 ‘사회적인 모습-일반적인 모습’의 모순도 보게 되고 ‘부부간의 적대적인 모습’ 또는 ‘정신적으로는 적이면서 육체적으로만 관계하는 모순적인 모습’ 등을 보게 되면서 부모 역시 별거 아닌, 힘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본인이 참고 해야 하는 데이터 값에서 가급적 도려내고 싶어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게다가 부모는 비밀스러운 나와 가장 거리가 먼 대상이다.
부모의 소개로 연인을 만나는 사람도 현저히 적을 뿐더러, 소개를 받았다고 해도 그 사람과 편하게 정신적 교감을 시도하기도 어렵고 편하게 본능에 이끌려 섹스를 하기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본능적인 영역에 가장 방해가 되는 존재, 그것이 바로 부모이기 때문에 성인이 될수록 부모의 영향은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고, 정신적으로는 동떨어져 있는데 경제적인 문제로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울 수 밖에 없는 경우라면 그만큼 불편한 마음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게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본다면 부모가 아이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기는 10세 무렵까지 일 수 밖에 없다.
그 이후로는 그저 자녀의 발목을 잡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최선이고,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사는 것을 넘어서서 자랑스러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든다.
4. 하지만 마을의 어른은 다르다.
마을의 어른은 ‘가장 오랜 시간동안 사회적인 모습만을 대하는 대상‘이다.
그들의 사회적인 모습이 아이의 사회성에 끼치는 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그 마을에 얼마나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인물이 많은가에 따라, 얼마나 가정이 화목하고(화목해보이고), 마을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성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성장하며 소속감을 갖게 되었느냐에 따라 그 커뮤니티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그들의 영향을 받아들여서 닮아지려고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가정은 모순이 많기 때문에 엄청난 힘이 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도망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하지만 마을의 어른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긍정적인 경우 긍정적인 소속감이 생겼을 것이고, 그 소속감은 ’정신적 유산‘이 이어지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마을의 어른들이 보여주는 모습도 엉망진창이면 소속감은 커냥 도망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 상태에서 새로운 곳에서 정착해 좋은 마을을 구축해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볼 수 있다.
데이터가 말하고 있다.
맹모삼천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5. 그런데 이 책에서 보여준 데이터에서 재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책에서 언급된 결과값의 전제는 말 그대로 결과가 나온 상태, 즉 구글이 만들어진 이루로 기성세대가 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아직 젊은 사람들의 경우 과정 중에 있고 아직 결과값에 포함 시킬 충분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패턴에 포함 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에서 도표로 소개된 ‘이성애자 커플이 만난 경로’ 를 재해석 해보았다.
30년을 한 세대로 보았을 때, 지금 한창 연애를 시작하고 있는 이들의 부모 세대는 1990년에 한창 연애를, 조부모 세대는 1960년이 한창 연애를 했을 것이다.
1960년에는 1위가 친구소개, 2위가 가족소개, 3위가 학교에서 만남, 4위가 술집, 5위가 이웃, 6위가 교회, 7위가 동료, 8위가 대학교 이고 온라인은 제로이다.
1990년대는 1위가 친구소개, 2위가 동료소개, 3위가 술집, 4위가 가족소개, 5위가 학교, 6위가 대학교, 7위가 이웃, 8위가 교회, 온라인이 제로에 가깝다.
그리고 지금 세대는 도표를 뚫고 올라갈 정도로 압도적인 1위가 온라인이다.
그리고 2위가 술집, 3위가 친구, 4위가 동료, 5위가 가족소개, 6위가 학교, 7위가 대학교, 8위가 교회, 9위가 이웃이다.
이 책의 데이터가 말해준, 결과값을 갖고 있는 기성세대는 연애부터 마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것이 이 도표가 말해주고 있다.
그러니 그들에게서 마을의 중요성이 대두 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완.전.히. 마을에서 벗어나 있다.
압.도.적.으.로. 마을 외의 영역에서 연애대상을 찾고 있는 이들이 먼훗날 결과값의 대상이 되었을 때 그때도 과연 지금처럼 성장환경에 마을이 가장 중요하다는 답이 나올지 의문이다.
6. 그렇다면 마을이 필요 없어졌다는 뜻일까?
단언컨데 그건 절대 아니다.
인간은 절대 커뮤니티에서 벗어나서 살아갈 수가 없다.
무조건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마을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이 데이터는 마을의 형태가 바뀌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전에는 물리적으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마을이었다면 (공간적 개념) 이제는 내가 공감할 수 있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관계하고자 하는 욕구가 올라오는 곳이 마을이다. (취향적 개념)
존경할 수 있는 인물도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팔로우 할 수 있고 댓글로 대화 나눌 수 있고 팬클럽을 통해 만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선택의 폭이 좁다못해 선택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선택의 폭이 완전 자유로워진 시대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시대에서 다시 대두되고 있는 커뮤니티는 현실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사라진 것과 다름 없는) 마을을 대체하고 있는 현대판 마을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는 이 마을을 어떻게 선택하고 부모가 아이와 함께 활동하고 아이에게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가를 이야기 하게 될꺼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아이들이 결과값에 들어가게 될 30년 뒤에는 말이다.
7. 사람들이 그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그것은 ‘형편 없는 섹스’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데이터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평상시 섹스에 대한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일찌감치 다각도로 성교육을 하고 있는 우리였지만 이 정도의 데이터일꺼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데이트앱이 가장 호황인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라는 것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고, 반면에 교회를 비롯해 온갖 종교가 무너지고 있고 마을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 속 사인과 연결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아무리 정신적인 성숙과 자아성찰을 이야기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특히나 돈 버는 재미 조차 무너져 버린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냐는 말이다.
그들이 가장 위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오로지 섹스 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행복해할 수 있는 것이 오로지 더 많은 섹스를 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데이터가 말하고 있으니 이것 참 말문이 막히지 않을 수가 없다.
8. 마침 우리는 새로운 프로젝트 하나를 준비 하고 있었다.
‘Love, Sex and Marriage’ 라는 주제로 아내가 글을 쓰면서 이 세가지의 단어가 우리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들에 대해 정리하려던 중이었는데 그것이 지금 시대에 얼마나 중요하게 관통하는 메세지가 될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확신을 갖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동일할 수 밖에 없는 육체적 섹스행위에 정신적인 교감이 더해질 수록 더욱 환상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갖고 있는 치유효과는 그 어떤 상상을 하든 그 이상이며,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그 세계로의 진입을 꼭 Goal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만나기 전 각자의 인생에 어떤 파도가 쳤으며 어떤 상처를 입혀 놓았는지 세세하게 이야기 하고 그것을 함께 직면하며 어루만지는 경험, 현실 속에서 밀려오는 파도들을 함께 헤쳐나가며 그 과정에서의 새로운 깨달음을 서로와 공유하며 아물지 않은 상처를 서로간에 즉각적으로 치료해나가는 경험을 통해 미래에 불어닥칠 온갖 불안한 요소들도 지금의 이 사람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헤쳐나갈 수 있을꺼라는 자신감이 차오르는 경험, 심지어는 불의의 사고로 이 사람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이 사람으로 인해 치유되고 가득 차오른 내 자존감과 넘치는 사랑 덕분에 나는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꺼라는 영혼이 어우러지는 듯한 경험이 어우러지는 상태에서는 손만 잡아도 서툰 섹스만큼 짜릿하며, 섹스는 당연히 그 어떤 섹스보다도 환상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걸 안해봤으면서 어디 가서 섹스를 좀 아는 것 처럼 말하지 말라고 하면 어찌나 다들 발끈하면서도 궁금해하는지…. ㅎㅎㅎ)
9. 이 책을 통해 앞으로의 마을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그 마을에서의 관계는 어때야 하는지, 마을은 어떻게 확장 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형편 없는 섹스’ 보다는 훨씬 더 끝내주는 짜릿함을 갖고 살아 갈 수 있는지, 그 너머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인간은 참으로 뻔한 존재라는 것도 다시금 확인 했을 뿐이다.
우리가 오랜 시간동안 경험한 것들을 어떻게 건강하게 세상에 전달할 것인지, 그것을 어떻게 다음세대를 위해 남길 것인지, 지금까지 그러했듯 끊임 없이 도전하고 조정하고 개선하며 기록해나가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상관 없다.
우리의 행복이 100이라면 우리가 계속해서 한층 더 깊은 사랑에 빠져들며 그것을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행위 자체가 99이고 그것의 결과는 1에 지나지 않는다.
그 1 때문에 99가 흔들려서도 안되고 흔들릴 수도 없다.
그러니 그냥 99에만 집중하는 걸로……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서 가장 멋진 선을 이루는 것으로……
제이든 / 슈퍼제너럴리스트
커뮤니티디벨로퍼 & PFC브랜드액티비스트
마인드트레이너 & 크리에이티브디렉터
COO / BRAND ACTIVIST
co-founder / PRIPER
Creator / META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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