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에게……
엄마 같은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아들에게,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딸에게,
엄마아빠가 너무나도 바라는 일이지만……
엄마도 아빠도 서로가 서로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너희들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너희의 사랑으로 어루만져서
지금의 엄마아빠 처럼 서로를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줬습니다.
이왕이면 성격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고생하지 않고 사랑만 가득하길 바라면서도 엄마아빠 처럼 정반대의 사람에게 끌려서 미치도록 뜨겁게 사랑도 해보고 지옥 같은 결혼 생활도 해보다가 그걸 다 딛고 일어서서 서로가 다시 태어나고 천국의 맛을 보는 경험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 스펙타클하고 행복했으니 이 길을 선택한다면 말리진 않을꺼라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너희들이 선택한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이든 한없이 사랑해줄 것이고, 가슴에 어떤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이든 사랑으로 그 상처가 멋진 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꺼라고……
엄마아빠가 죽는 날까지 너희 편이 되어줄꺼라고……
설혹 더 이상 살 수 없어서 이혼을 선택 하더라도 응원해줄꺼고,
실수로 아이를 낳게 되더라도 축복해주며 최선을 다해 함께 사랑으로 키울테니,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상처를 두려워 하지 말고 당당하게 마음껏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진 못했지만 어바웃타임에 나온 대사가 떠오릅니다.
아빠의 인생이 특별히 대단할 것도 없었지만……
너희들의 아빠로 살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영광이라고……
(아내의 남편으로 살 수 있다는 것도…..)
몇일 전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는 아내의 말에 저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10년 전부터 저는 매일매일 그만큼 행복했는데 저만 너무 행복한 것 같아서 미안했었던 것 같습니다.
아내도 그렇다니 이젠 미안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할 뿐이고,
제가 좀 더 일찍 정신 차리지 못했다는 점이 너무나 아쉬울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