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따위로 살텐가?’를 읽고……
1. 모범생, 학교를 다니면서 자녀가 모범생 소리를 듣는데 싫어할 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 아이들은 언스쿨링을 선택 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진 않았지만 만약 다녔다면 난 결단코 모범생 소리 만큼은 듣지 않도록 신신당부 했을 것이다.
짧은 치마에 담배 피고 다니며 일진 짓을 하는 것도 결사반대지만 우리 아이들이 모범생으로 살아가는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모범생을 싫어하게 된 것은 사업을 하고 직원을 채용하면서부터 시작 되었다.
코딱지 만큼 작은 회사에 시스템이 어디에 있고 분업이 있을리가 없었다.
나름대로 모범생의 상징인 명문대 졸업생을 뽑아서 자리에 앉혀놨는데 일이 떨어지길 기다리고만 앉아 있는게 아닌가……
회사에 이익을 주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따지는 건 얼마나 많고 바라는 건 얼마나 많은지…..
그들은 내가 직원을 들인게 아니라 본인들을 입양한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자식이라도 그건 아니지……)
그러다가 우연히 채용하게 되었던, 기존 직원들이 열렬히 반대했던 고졸사원과 전문대졸사원은 나를 감동 시켰다.
그들은 본인들에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과할 정도로 감사함을 표현했고 정말 멋진 파이팅을 보여주었다.
일을 잘 했다는 뜻은 아니다.
명문대 출신이고 고졸이고 일이 엉망진창인 것은 마찬가지이고 사고 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파이팅이 달랐다는 것은 일을 찾아서 한다는 것, 문제지적을 불편하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것, 스스로 해결방안을 고민한다는 것, 해결의지를 불태운다는 점이었다.
절대로 100%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명문대 출신이면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인재들이 내 회사에 와서 일을 할리가 없었고 나와 만날리가 없었다.
하지만 무명대출신이거나 고졸 중에 하이퍼포먼스를 가진 이들은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았고 그들과의 인연은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2. 일찍부터 의도치 않게 취업컨설팅을 하게 되면서 정말 많은 대학졸업생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내가 느꼈던 모범생의 문제점을 확연히 깨달을 수가 있었다.
명문대출신이고 무명대출신이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명문대출신이라고 해도 학교공부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 있어서 했던 케이스는 문제 될게 없다.
(물론 그 친구들이 내게 취업컨설팅을 받으러 올 일도 없다.
대체적으로 졸업 전에 여러 회사에 스카웃을 받은 상태나 다름 없고 최고의 회사를 제멋대로 제 집 드나들듯 다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학교공부가 정말 싫었지만 혼신을 다해서, 하얗게 불태워서 명문대에 간 케이스는….. 지금도 갑자기 소름이 끼친다.
내가 제일 피하고 싶어하는 부류……
그들의 끝없는 보상심리와 비관주의는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학교공부가 정말 싫었는데 이것저것 딴청을 대충 부리면서 그냥 저냥 열심히 해서 대학문턱을 넘었거나 넘지 못했던 케이스는 패배감에 쩔어 있었다.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다.
하지만 외부의 노력으로 동기부여가 되어서 시도된 도전이 실패할 경우 그 화살은 동기부여를 했던 사람에게 향하곤 했다.
물론 그 도전이 성공한 경우여도 좋은 소리를 듣기는 힘들다.
그들은 본인들이 패배감에 쩔어 있던 시절을 기억하고 싶지 않아했고 본인들이 바닥이 있을 시절에 그럴 듯해보였던 내가 나중에 알고 보니 별 것 아니었다는 생각에 실망스럽다는 말을 하곤 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케이스는 바로 학교공부가 싫어서 하지 않았고 다른 관심사가 있어서 몰입을 했던 케이스였다.
그들은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조금은 위축 되어 있는 듯 했지만 ‘주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자신만의 고집으로 선택한 길에서 얻은 성취감’이 있었고 그렇게 ‘성취한 것’이 귀한 것이고, 그렇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근성’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3. 위의 순서대로 A유형, B유형, C유형, D유형 중 내가 가장 만날 일이 없었던 케이스는 A유형, 가장 피하려고 했던 유형은 B유형, 가장 공을 많이 들였던 케이스는 C유형, 가장 흥미로웠던 유형은 D유형이었다.
C유형을 A유형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C유형 속에 숨어 있는 D유형의 기질을 발견하고 끌어올려주거나, D유형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도 A유형과 D유형은 대표들로 많이 만나게 된다.
그들이 골치 아파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면 B유형이 많고, 애매하면서도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유형은 C유형이다.
자녀교육상담을 하면서도 A유형과 D유형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
본인들이 자유롭게 선택한 길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살았던 만큼 자녀들도 그러길 바란다.
아주 잠깐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가도 배움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다보면 금방 길을 찾고 알아서 잘 하는 편이다.
하지만 B유형과 C유형은 자녀가 자유롭게 살길 바란다고 하면서도 계속 불안해하면서 자꾸 자녀를 잡는다.
본인들이 자유롭게 살아본 적도 없고 성취감을 느낀 적이 없기 때문에 자유를 원하면서도 한편 그것이 ‘상상 속의 동물’을 찾아 떠나는 것 처럼 허황 되고 무책임한 행동인게 아닐까 두려워 한다.
4.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과 다양한 상황 속에서 깊은 대화를 나눠보면서 난 MBTI 분류를 더더욱 믿지 않게 되었다.
(심리학계에서는 이미 인정하지 않고 있다.)
MBTI는 현 시점의 선택취향(선택습관)을 보여주는 것 뿐인데 사람들 중에는 그것을 마치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향인 것 처럼 확정지어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순간 특정 프레임에 갇혀 버릴 수 밖에 없고 그런 사람들이 건강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리가 없으며 자녀교육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 시점의 내가 갖고 있는 습관과 선택기준이 어떤 연유로 형성 되었는지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지만 강하게 세뇌 당한 것은 아닌지, 어린시절에 채워진 족쇄가 여전히 발에 채워진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고 지금의 본인이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사람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라는 말이다.
부모세대들이 본인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풍요롭고 건강한 교육을 받아놓고 자녀들을 그렇게 키웠을리가 없다.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무서운 공포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겨우 겨우 정신줄 붙잡고 발버둥을 친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조금은 더 잘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녀를 키웠을 것이다.
배운 것이 있다고 해도 당장 조금 더 잘먹고 살기 위해 돈 버는 것에 집중을 했을테고 ‘배움의 본질’과 ‘자유로움’과 ‘나다움’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현행 공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교육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지 약 2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국민성이 성숙해지고 교육제도가 달라지기까지는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꺼라 생각한다.)
5. 지난 날 모범생은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을 최대한 억누르고 국가제도가 제시하고 있는 프레임에 자신을 잘 끼워맞춘 사람을 뜻했다.
위에서도 언급 했다시피 어쩌다보니 그 프레임 교육이 딱 취향에 맞은 극소수에게는 정말 좋은 교육이었겠지만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교육일 수 밖에 없었다.
간신히 그 끔찍한 교육을 받아들이고 살았는데 세상이 바뀌어 버려서 자유로운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진작부터 그 교육을 과감히 거부하고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배짱 있게(또는 대책 없이) 탈출한 사람들이 부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방향을 전환해나가는 그 여정 자체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 자체가 엄청난 컨텐츠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린시절에 그런 교육을 받은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지만 잘못된(또는 시대 착오적인) 교육을 인식한 뒤에도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자기자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 다음세대에게는 좀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은 지금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인 것이다.
쉽지 않는 얘기라는 것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바뀌지 않는다면 누구 손해겠는가?
남탓 해봐야 뭐가 달라지겠는가?
지난 날을 후회하고 누군가를 원망해봐야 뭐가 나아지겠는가?
시기질투하고 푸념하고 살아봐야 뭐가 달라지며 허구언날 위로해달라고 주위 사람들 붙잡고 통사정 해봐야 인생이 한걸음도 나아질게 없다.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는 용기가 필요 없다.
겁이 없는 사람에게도 용기가 필요 없다.
용기는 원래부터 문제가 가득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다.
용기는 원래 겁쟁이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내게 문제가 많고 겁이 많다면 ’용기 있는 자‘가 될 수 있는 자격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2023년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내 자신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제이든 / 패밀리엑셀러레이터
커뮤니티디벨로퍼 & 마인드트레이너
COO / BRAND ACTIVIST
co-founder / PRIPER
Creator / METACORP
https://linktr.ee/brandactiv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