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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태어난 여자는 없다

무엇이 여자의 온전한 삶을 가로 막는가

by BRAND ACTI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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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장을 채 읽지도 않았을 때 이 책을 먼저 읽은 아내에게 지나가듯 중얼거렸습니다.

"이분들.... 아무런 준비 없이 엄마아빠가 되셨나보네요.",

"그러게요.",

다른 일을 하던 아내는 저의 중얼거림을 받아주었습니다.

저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이 한숨을 내쉬며 몇차례 더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엄마가 정말 많이 힘드셨겠어요.",

"대부분 이렇게 아이를 갖게 되죠.",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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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의 미혼여성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이구동성으로 이런 얘기를 할 것입니다.

"난 저렇게 안살꺼야~",

"그런 남자랑 어떻게 살아~",

"난 절대 독박육아 하진 않을꺼야~",

마치 본인들은 그렇게 살지 않을 것 처럼 이야기를 할텐데요.

그분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결혼을 하게 되는 순간 전혀 다르지 않은 삶을 살게 될꺼라고 저는 99%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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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하는 분들께 저는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그렇게 안살기 위해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그런 남자를 만나지 않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계신가요?",

"독박육아를 하지 않기 위해 어떤 방안을 세울껀데요?",

물론 이 질문에 대해 곧바로 줄줄이 대답이 나온 분은 지금껏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만난 적이 있다면 저는 그분께 양손으로 엄지척을 해드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 드렸을 것 입니다.

"그렇게 안살게 되실 것 같네요. 그런 남자를 만나지 않거나, 만난 남자가 그런 상태에서 머무르지 않도록 잘 잡아주실 것 같고요. 멋진 가정을 꾸리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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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엄마로 태어난 여자는 없다'이지만, 내용을 보는 내내 '아빠로 태어난 남자는 없다'라는 제목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부모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라는 제목으로 바뀌더군요.

한편 부모가 되기 위한 철저한 공부와 훈련을 하지 않은 사람이 반강제로 부모가 되는 경우 어떤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지 신랄하게 보여주는 책이라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연인들이나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신혼부부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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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모든 문제들이 엄마들에게나 아빠들에게나, 아니 엄마아빠가 되기 전단계인 청년들에게 문제해결능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보고 자랐다면, 주변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보고 있다면, 그런 문제들이 아주 대중적인 문제라면 내게도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그런 문제가 왜 생기는 것인지,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피하지 못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공부하면서 필요한 훈련까지 이어가야 할텐데요.

대부분 그냥 덮어두는 겁니다.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생기겠어?' 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거죠.

결국 싫다고 싫다고 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온 뒤에야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거냐고 온갖 원망만 하는게 일반적인데요.

그런 원망을 듣고 있자면 말 그대로 고구마 백개 먹은 기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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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생 때 확고하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절대로 우리 부모님이 우리 형제를 키운 것 처럼 자식을 키우지 않을꺼야!’,

그 뒤로 저는 수시로 자녀교육관련 책을 읽었고, 심리학서적을 탐독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독학을 하다보니 자주 한계에 봉착하곤 했지만, 제가 성장한 가정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가정들과 맞닥뜨릴 때마다 더욱 강한 열망이 불타오르곤 했습니다.

사회에서 만나게 된 지인들의 가정들 대부분이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거나 훨씬 더 심한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요.

그 가정의 아이들을 볼 때마다 지난 날의 제가 생각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지인들과 자녀교육에 대한 논쟁을 벌이게 되었는데요.

자연스럽게 공부했던 내용들이 소화가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제게 부족한 지식과 자세가 무엇인지도 좀 더 빠르게 깨달을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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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게 되는 사람들마다 붙잡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결혼관은 어떤지, 육아관은 어떤지, 인생관은 어떤지 계속 질문을 던졌고 그것 때문에 헤어지기도 부지기수 였습니다.

그런 어려운 질문을 자꾸 던지다보면 제대로 연애 하긴 글렀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무나와 사귀는게 싫었습니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엄마가 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깊이 고민을 할 줄 아는 사람과 사귀고 싶었고, 제가 오랫동안 고민 했던 한 여자의 남편이 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아빠가 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그것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한층 더 깊은 준비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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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결혼실패를 통해 깊은 고민과 방황을 하고 있던 중이라 오히려 저와 그런 대화를 깊게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저를 만났더라면 본인 역시 바로 헤어졌을꺼라고 말하더군요.

삶에 대한 깊은 고민과 대책마련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 너무나도 잘 아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 대화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얼어붙은 마음이 조금씩 녹았던 것 같다고 합니다.

결국 그렇게 우리는 '신랄한 고민을 하고, 대책을 세우려고 하는 사람들끼리의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전쟁과도 같은 결혼생활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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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고민을 하고 준비를 했는데도 힘들었습니다.

주변 모두가 부러워 하는 상황 속에서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힘듦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너무나도 선명했습니다.

계속 문제를 찾고, 고민을 하고, 대책을 세우고, 도전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

그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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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여자의 온전한 삶을 가로 막는가 라는 이 책의 소제목이 계속 눈에 아른 거립니다.

그리고 그 제목 역시 무엇이 남자의 온전한 삶을, 무엇이 인간의 온전한 삶을 가로 막는가 라는 제목으로 자연스럽게 확장 되네요.

결국 가정공동체,조직공동체,사회공동체 등 모든 공동체 영역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을 때 그것이 여자의 온전한 삶이며, 남자의 온전한 삶이고, 인간의 온전한 삶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삶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어떤 것인지 직면함과 동시에 진리에 입각한 Goal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의 내 정체성은 어떠하며, 내가 서 있는 위치는 어디인지를 알아야만 우리는 방향을 알게 되고, 방법을 알아갈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잘못된 사회적 통념, 제도, 문화 그리고 잘못된 개인적 사고, 철학, 선입견, 성격 등이 어떻게 공동체를 무너뜨리는지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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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은 무엇이 여러분의 온전한 삶을 가로 막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Q. 여러분이 가장 갈망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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