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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보이 Feb 01. 2018

[츠타야] 츠타야는 고객의 기분이 된다

브랜드 츠타야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을 찾았을때 보았던 '농구' 섹션. 잡지는 물론 농구용품, NBA 선수 피겨 까지 '맛있게' 진열되어 있었다.
모터사이클 섹션. 딱히 이 분야에 관심이 없었음에도 한시간을 머물렀다. 츠타야식 제안의 힘이다.
도쿄에 사는 사람들은 좋겠다. 이 곳에 매일 갈 수 있을테니까.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자는 야구장이나 놀이시설이 될 것이다."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예언이다. 손가락으로 쓱 하면 어느 제품이든 구할 수 있는 시대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정 부회장이 찾은 답은 ‘고객 경험’이다. 사람들이 와서 머물러야 한다. 놀아야 한다. 야구장, 놀이시설보다 재미있어야 한다. 판매는 나중 문제이다. '쇼핑을 강요하지 말고, 먼저 놀게 하기' 정 부회장의 구상이다. 스타필드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곳에서 고객들은 놀고, 먹는다. 그리고 돈을 쓴다.
   
츠타야식 배려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를 찾을 때마다 위로의 느낌을 받는다. 떠난 후에도 계속 곱씹게 되는 풍요로운 기억이다. 누군가 나를 위해 이런 장소를 만들어 놓았구나. 나의 내면의 욕구를 이해했구나. 결국에는 고마운 마음이 남는다.
TBWA KOREA 박웅현 CCO는 한 인터뷰에서 ‘디자인’은 ‘배려’ 라고 정의했다. 본질을 꿰뚫는 지적이다. 좋은 디자인은 사람을 배려한다. 옷도, 가구도, 전자제품도, 서비스도.
츠타야식 배려는 경이롭다. 모두가 알던 서점의 모습을 해체하고 재배열 했다. 이유는 하나, 고객에게 제대로 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서. ‘뉴욕’이라는 주제로 폴오스터의 '뉴욕 3부작'과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반을 한자리에 배치한다. 뉴욕의 힙스터들이 찾는 ‘챔피언’의 후드티는 옆자리에 진열된다. 안내 데스크에서는 뉴욕행 항공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양껏 가져다 놓았으니 알아서 찾아서 드세요’가 기존 서점의 스탠스라면, 츠타야는 정찬을 내놓는다. 보암직하게. 먹음직스럽게. 이 자리에서 고객의 취향이 설계된다.
   
고객의 기분이 된다
츠타야는 창업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철학이 구현된 장소이다. 그가 쓴 책에는 ‘고객의 기분이 되어본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20대 여성의 기분, 대학생의 기분, 노인 여성의 기분, 아침의 기분, 점심의 기분, 저녁의 기분… ‘역지사지’ 의 마스다식 해석이다. 그는 성공의 방법이 간단하다고 덧붙인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제안만 하면 된다. ‘세계 최초’ 라는 공허한 구호대신 ‘고객 가치 최대화’를 지향하라고 권한다. ‘세계 최초’는 대부분 회의실에서 탄생하는 말이니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대접하기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 출판업계는 갈수록 쪼그라든다. 그럼에도 츠타야는 고객 탓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죄가 없다. 제대로 된 제안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츠타야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안하는 데에 집중한다. 솔루션이 나온다. 고객은 감격한다. 츠타야는 나홀로 성장한다.

츠타야의 성공비결은 단순하다.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 고객의 기분까지 느끼는 것.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안하는 것. 그러면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대접하는 '황금율'의 실천이다. 서점업의 개념을 통째로 바꿔버린 브랜드의 비결 치고는 별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원래 진리는 단순한 법이다. 언제나 실천이 힘든게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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