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대로 사는 채식 이야기 by 꾸미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파전을... 생각해요 ♬
가을이 시작되는 초입에서 오락가락한 소나기들을 만납니다. 비가 온 뒤, 날씨가 서늘해지면 가을이 오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죠. 이렇게 비를 자주 만나는 날에 생각나는 것은 '동동주'와 '파전'입니다.
비 올 때 파전을 떠올리는 이유는 전을 부칠 때 나는 '타닥타닥' 소리가 비 소리와 비슷해서 라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다른 이유를 말씀하시더라고요. 옛날에는 비가 오면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사람들과 동동주를 마셨다라는 답변을 해주셨어요. 경험하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한국인의 감성이 참 신기하죠.
저는 술을 잘 하진 못하지만, 마시는 건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안주들도 참 좋아하죠. 해서 오늘은 술 한잔 하고 플 때,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히 만들어 본 가벼운 채식 안주 레시피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유용한 레시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부와 달래가 어우러지면 참 맛있는 전이 됩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달래가 제철이 아니니 부추나, 실파와 같은 다른 채소와 곁들어 요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부 달래전은 겉을 바삭, 속은 촉촉하게 먹는 것이 핵심입니다.
<재료> 두부 2/3모, 달래 한 줌, 현미가루 아빠숟갈 3스푼, 부침가루 3스푼, 물 2컵 (머그컵 기준)
간장 1스푼, 소금 약간, 현미유 1스푼
<레시피>
1. 달래를 송송송 잘게 썰어줍니다.
2. 두부 2/3모를 손으로 으깨서 부수어 섞어줍니다.
3. 부침가루 + 현미가루를 넣고 섞어줍니다.
4. 물을 넣고 간장 + 소금으로 간을 해주고 현미유를 넣어줍니다.
(어차피 장을 찍어 먹을 테니, 간은 짜게 하지 않습니다.)
5. 현미유를 둘러 프라이팬을 달궈줍니다.
6. 반죽을 떠서 동그랗게 올려준 뒤, 조금씩 부침개로 반죽을 눌러 퍼줍니다.
(이때 현미유를 많이 두르고 기름을 세게 올리면 겉면이 바삭해집니다.)
7. 뒤집어서 센 불에 겉을 바삭하게 만들어주세요.
9. 다음에 약한 불로 속을 익혀줍니다.
10. 겉면이 노르스름해지면서 속의 재료들이 익게 되면 완료입니다.
경상도가 고향인 큰어머니께서 예전에 배추전을 해주셨는데,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집에서 다시 요리해보습니다. 큰 어머니께 팁을 받아서 맛있게 만들어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어렸을 적 먹었던 무 전과 배추 전이 그리운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메뉴입니다. 이 전을 부치기 전에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한번 둘러 데워주신 뒤, 살짝 식혀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전이 눌어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재료>
- 배추전 : 재료 : 배추속, 소금 약간, 밀가루, 물, 소금 약간
- 무전 : 무, 소금 약간, 밀가루, 물
<레시피>
1. 배추전
- 배추속은 미리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평평하게 만들어줍니다.
- 밀가루 반죽은 주르륵 흘러 내릴 정도로 묽게 반죽하여 줍니다.
- 밀가루 반죽 동안, 배추속 위에 소금을 뿌려 간이 베이게 합니다.
- 배추속에 밀가루 반죽을 살짝 묻힌 뒤, 센 불에 부쳐주시면 됩니다.
2. 무전
- 무는 얇게 썬 뒤, 마찬가지로 소금을 뿌려 간이 베이게 합니다.
- 묽게 밀가루 반죽을 한 뒤, 간을 한 무에 반죽을 묻혀 센 불에 부쳐주시면 됩니다.
저는 생감자즙을 참 좋아합니다. 생감자즙은 위염, 위궤양에 좋기 때문에 속이 쓰린 날 아침 공복에 마시곤 합니다. 믹서에 갈고 망에 짜서 남은 감자 펄프들을 양파와 함께 전을 해서 먹으면 쫄깃~해서 정말 맛이 있죠. 얼핏 버려질 수 있는 재료들이 이렇게 맛있는 메뉴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굳이 감자즙을 먹지 않는 분들은 강판에 감자를 갈아서 요리해주어도 무방합니다.
<재료> 감자 펄프 1그릇, 양파 1/3쪽, 소금 약간, 꿀 1 큰 술
<레시피>
1. 잘게 다진 양파와 소금, 감자 펄프를 넣고 푸드프로세서로 갈아줍니다.
2. 기름을 두르고 살짝 식힌 프라이팬에, 간 재료들을 올려 부쳐줍니다.
(전분 때문에 모양을 잡기가 힘드므로, 무신경하게 부쳐주시면 됩니다.)
3. 다 부친 감자전을 그릇 위에 올린 뒤, 꿀을 뿌려 마무리합니다.
*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남편과 함께 정말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입니다. 손 맛으로 재료들을 함께 무쳐주기만 해도 정말 맛있는 안주가 되지요.
< 재료 > 두부 1모, 톳/미역 잘게 자른 것
* 깨 간 것, 다진 마늘, 소금 약간, 참기름 또는 들기름
(짭짤한 맛을 즐기시고 싶다면 된장 반 스푼 추가해 주세요.)
<레시피>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OH2mLV-uII
8~9월 제철인 참나물은 고소하기 때문에 두부와도 잘 어울립니다. 간장과 고춧가루를 더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맛있는 안주가 되지요. 두부 안주를 좋아하는 분들께 반찬으로도, 안주로도 딱인 레시피입니다.
<재료> 두부 2/3모, 참나물
* 양념 : 간장 2 아빠숟갈, 들기름 1/2 아빠숟갈 고춧가루 적당량, 깨 간 것 적당량, 다진 마늘 1 티스푼
<레시피>
1. 참나물을 다듬어 씻어줍니다.
참나물은 잎을 뜯어주시고, 줄기는 너무 두껍지 않은 것들로 새끼손가락 길이 만큼 뚝뚝 잘라줍니다.
2. 두부를 적당량 잘라서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살짝 부쳐줍니다.
3. 그동안 빠르게 양념재료들을 섞어줍니다.
4. 두부는 겉면이 살짝 딱딱해질 만큼 부쳐줍니다. 그래야 양념을 무칠 때 부서지지 않습니다.
5. 참나물을 두부 위에 올리고 양념재료를 함께 살살 무쳐주세요.
6. 취향 껏 고춧가루를 더 넣으셔도 됩니다.
마침 불금입니다. 지금 계신 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비가 오고 있나요? 비는 소환할 수 없지만, 술 한잔 하고픈 친구는 소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한 주도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번 주의 마무리는 소중한 사람들과 안주(安注 '편안함이 흐르다')하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채식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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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대로 산다.
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