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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표 Oct 29. 2020

회사원과 사업가 사이에서 고민하는 당신께

회사원과 사업가의 다른 점 3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요즘 인터넷에는 "직장인 2대 허언"이라는 짤이 있다. 1번 퇴사한다, 2번 유튜브 한다. 그만큼 회사를 벗어나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꿈이 되었고, 내 또래의 많은 직장인 친구들도 퇴사하고 자기 사업 하기를 꿈꾼다. 그렇지만 회사를 벗어나 사업을 한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서 느끼는 두려움 등 고민으로 아직 실행하기엔 또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그 유명한 "직장인 2대 허언" 짤


 10월 16일, 나의 약 6여 년의 회사생활이 끝나고 사업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직 10 여일 되었지만 회사원과 사업가는 너무도 다르고, 종종 그 차이에 깜짝 놀란다. 그래서 회사원과 사업가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본인이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도록, 가장 다른 3가지 점을 꼽아보았다.


1. 튜토리얼의 유무

사업을 시작하기 전, 지난 30여 년간의 나는 둘 중 하나였다. 학생 아니면 회사원. 둘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신보다 큰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며, 튜토리얼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튜토리얼은 수많은 사람들이 많은 세월 거쳐온 만큼, 무난하게 습득하면 또 별일 없이 한 사람 분의 일을 해낼 수 있게 한다. 물론 마케팅 PM의 일이 워낙 산발적이라 예측하지 못하는 일들도 있었지만, 일단 상사에게 보고하고 미팅을 잡고 유관 부서에게 보고하면 대부분 어찌어찌 흘러간다.


튜토리얼 : 전혀 없음!

그렇지만 사업은 전혀 다르다. 튜토리얼이 (전혀) 없다. 주변 인맥과 교육 등을 통하여 만난 사업가들의 이야기들도 자세히 보면 다 다르며, 어느 하나 정해진 룰이 없다. 어찌어찌 흘러갈 수 있는 것은 없으며 대부분 하나하나 직접 해보고 만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아주 초기단계에 등록하는 상표권의 경우도 회사에 있을 땐 법무부서에 컨펌받고 trademark 물어보고 신청해달라 하거나, 기등록되어있는 상표를 쓰면 되었다. 그렇지만 내 사업의 상표 등록은 직접 특허청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눌러보고 인터넷을 찾아서 진행해야 한다. (물론 변리사에게 바로 맡길 수도 있지만, 내 비용이 되면 또 마음이 그렇지가 않아 직접 해보게 된다.)


튜토리얼은 분명 적응의 지름길이다. 그리고 이는 튜토리얼에 의존하다 보면 직접 문제 해결하는 법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음도 의미한다. 그렇지만 요령 없는 무작정 맨땅에 헤딩보다는 튜토리얼을 겪어본 사람이 좀 더 효율적으로 헤딩할 수 있다. 그러니 문제 해결에 흥미를 느끼지만 그저 사업의 튜토리얼 없음이 두려운 것이라면, 잠시의 혼란일 뿐이니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저 차분히 본인의 튜토리얼을 만들어가면 된다.


2. 시간과 공간의 범위

회사원으로서의 나에게 시간과 공간은 다소 이분법적이었다. 시간은 오로지 주중과 주말. 주중은 9시부터 6시와 그 이후. 그리고 단비 같은 연휴와 휴가였다. 공간은 회사와 회사 아닌 곳. 외근이라도 가면 바로 출근하거나 퇴근하여 조금이라도 업무 시간을 줄이려고 하였고, 성공하면 "꿀" 또는 "월급루팡"인 날이었다. 물론 그 외의 시간을 뭔가 가치 있게 쓰는 건 또 아니었지만, 업무시간에 자동으로 소진되는 체력을 줄였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었다.

PM의 일은 보통 다급하기에 업무를 질질 끌며 하는 경우가 많진 않았지만, 모처럼의 업무가 비는 날엔 1시간짜리 업무를 8시간 동안 늘리고 늘리며 시간을 때우기도 하고, 11시 반부터 1시까지의 점심시간은 쓸데없는 잡담을 해서라도 꼭 지켜내기도 했었다.  


시간과 공간 범위 : 전혀 없음!

그렇지만 사업가로서 시간과 공간의 범위는 매우 다르다. 사실 가장 큰 차이라고 느껴질 정도인데, 시간이 내 손안에 있다는 느낌이 자유롭다 라는 감각마저 준다.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나는 9시에서 9시 반 사이에 사무실 출근을 하고, 오늘의 업무 리스트를 정리한 후 바로 몰입한다. 점심도 배고플 때 먹고, 40분만 쉬었어도 충분히 휴식했다고 느껴지면 돌아와서 바로 집중한다. 그리고 타임라인 안에 업무를 어느 정도 처리했으면 퇴근한다.

약속이 있으면 그에 맞게 유동적으로 장소를 골라 일을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필요도, 보고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나만이 온전한 상사이자 부하직원이다. 물론 그래서 휴일에도 머리는 계속 일생각을 하고 있어서 피곤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목표와 업무중심으로 자신을 옥죄고 풀 수 있는 사람에게 사업가로서의 가용 시간과 공간은 매일매일의 큰 혜택으로 느껴질 거라고 자신한다.


3. 가용 에너지 사용처

회사 다닐 때에 비하면 일을 위한 가용에너지 바가 굉장히 늘어났다. 단순한 것부터 이야기하자면 일단 사무실 위치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왕복 2시간 30분 걸리던 통근 시간이 왕복 1시간으로 줄었다. 또, 업무의 우선순위가 내 가치관 및 생각과 동일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업무도 몹시 빠르게 할 수 있다. 매일의 매출과 전략에도 바쁜데 갑자기 날아오는 글로벌에서의 인덕션 요구나 내년에 실적을 올려서 숫자 맞춰 제출하라는 -지금 내 업무 우선순위에 전혀 없지만 바로 해야 하는 - 일은 없다. 나의 목표와 우선순위가 내 회사의 목표와 우선순위이니 업무충돌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하다. 괜한 인간관계 및 위계질서에 대한 고민도 없다. 그저 나는 일을 해내면 되고, 필요한 인력이면 설득해서 일을 하게만 만들면 된다.


딴 데서 아낀 에너지, 허슬링에 쓴다

 그렇지만 사업은 유관부서도 없고, 승인권자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용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백그라운드 만드는데 써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계약서 쓸 땐 정해진 포맷에 1차 본을 작성하여 법무부서 리뷰받고 결재 시스템에 상신하면 되었던 일을,  이제는 본인이 관련 법률도 한번 더 확인해보고 변호사 친구에게 기프티콘이라도 보내면서 자문도 하면서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 회사에서의 삶과 비교해 보면 정말 사서 고생하는 일이 많은데, 만들어가는 만큼 얻어가고 배워가는 것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본인이 회사에서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는 거 같고, 자체적으로 일을 만들어갈 때 좀 더 즐겁게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싶으면 사업가를 도전해 보시라고 하고 싶다.



1g이라도 마음 기우는 쪽

나 또한 퇴사하기 전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해보고 의견을 나누어봤지만, 어느 쪽이 나에게 더 즐거울지 단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자꾸 보다 보니 51대 49 일지라도 사업에 더 뜻이 있다고 확신했고, 짧은 시간이지만 직접 겪다 보니 사업가로서의 삶은 매 순간 흥미진진하고 나아가는 재미가 있다는 걸 느낀다. 이 글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1g의 가이드가 되어 재밌는 여정의 시작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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