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다움 / 1부 - 스타트업 : 작고 명확하게 시작한다.
일단, 이 책을 읽기 전에 홍성태 교수님의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는 꼭 읽어 보고 읽기를 추천한다.
그 책에서 정리된 7C-7E를 배달의 민족 사례에 적용해 가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2부. 외부 마케팅 : 일관되게 보여준다.
3부. 내부 브랜딩 : 안에서부터 시작한다.
1~3부 모두 너무 좋은 얘기들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1부. 작고 명확하게 시작한다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내가 아직 시작단계라서 그런가..) 그래서 1부를 집중적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는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였다. (그래서 더 존경하게 된다..) 그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디자이너 출신이기에 빠지는 함정이 존재한다. 디자이너들은 본인의 디자인에 굉장한 애착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만든 내 자식 같은 마음. 가구 사업을 하다가 실패로 끝이 난 후 김봉진 대표는 느꼈다.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디자인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디자인 잘하면 뭐하는가. 사업이 안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디자이너라면 비즈니스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 디자인이 세계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하여도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디자인은 예쁜 껍데기일 뿐이다. 그 디자인이 세상에 보일 수도 없을 수도 있다.. ㅠㅠ
이런 인사이트를 얻은 것도 대단하지만, 사업의 실패를 끝으로 보지 않고 과정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배워야 할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는가? 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리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착각한다.
"진정한 크리에이티브는 진지한 숙련의 과정에서 나오는구나"
꾸준함을 훈련하기 위해, 오픈캐스트에 디자인과 관련된 사이트나 콘텐츠를 매일 8개씩 올리기로 스스로 다짐하셨고, 2년 동안 755일을 꾸준히 실행하셨다. 그러면서 삶 자체가 바뀌는 걸 느꼈다.
"아이디어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아니라 문제 자체를 찾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데도, 본인이 하고 싶어서 그것을 문제로 정의해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끼워 맞춰 가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결국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모든 일은 '정의 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업의 핵심은 아이디어보다는 실행력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이미 만들어둔 서비스나 제품을 보면서 이런 얘기를 하곤 한다 "아 저거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건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아이디어?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정말 다른 사람들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유일한 것일 경우가 얼마나 될까? 생각한 것들을 찾아보면 열에 아홉은 이미 나와있는 경우가 많다. 그 아이디어는 실행하고 만들어가는 자의 것이 될 것이다.
"작게 하고 빠르게 테스트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많이 언급되는 "린스타트업" 개념이랑 비슷한 것 같다. (유명한 대표들은 사실 이런 방법들이 정의되기 전에 몸으로 겪고 익히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배수의 진을 치고 모든 것을 결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작고 빠르게 테스트해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훅을 날리다 보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돼서 다음 공격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잽을 날려가면서 에너지는 유지하되 실수한 부분들을 복기하면서 잽들을 계속 날려야 한다.
배민은 일본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라인과 합작해서 '라인와우'를 만들어서 배민라이더스 같은 서비스를 론칭했었다. 하지만 양쪽 다 확신에 차서 너무 많은 자원을 투입해버린 것이다. 그 결과 실적에 대해 거론하게 되고 출자한 자본금이나 투여된 리소스가 생각나고 1년이 지나도 성과가 약하니 결국 실패했다고 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배민도 처음에 정말 가볍게 시작했기 때문에 잘됐다는 것을.
하지만, 이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실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대부분 잘되는 회사는 첫 번째 모델만으로 가는 게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모델이 따라붙어 줘야 한다.
(잽잽이를 계속 날리자!!)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어떤 컨셉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 기업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는 "페르소나". 애플은 '천재' 같다거나 구글은 '캐주얼'하다 라고 말할 것이고, 삼성은 '품질이 좋다'거나 다이소는 '값이 싸다'라고 말한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텐데, 여기서 이 표현을 사람에게 써도 어울리지 않다면 페르소나가 없다는 방증이다. (삼성이나 다이소처럼 사람에게 하기 어려운 표현이라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브랜드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닌 듯하다.)
'실제적인 타깃'은 차치하고 '이상적인 타깃'은 되도록 좁게 잡아야 한다. 목표를 정밀타격(Pinpoint)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와라와라라는 이자카야는 '27세 오피스 레이디'라는 이상적인 타깃을 좁게 잡고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매장을 꾸몄다. 그 결과 '이상적인 타깃'인 20대 후반 여성은 30%에 못 미치지만 그들이 만든 분위기 때문에 '실제적인 타깃'인 다른 연령층이나 남성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룬다. 이렇듯 스타트업은 되도록 작은 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
O2O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양쪽의 고객을 두고 있다. 가맹점과 최종 소비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사장님들의 매출 증대인 것 같아요. 결국 돈을 더 많이 벌게 해 드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가장 신경 쓰셨다고 한다.
- 배민아카데미 (매달 1회, 소상공인을 위한 배민 활용법, 고객 응대 스킬, 노무 정보 등의 교육)
- 자란다데이 (전문가의 성곡 노하우 강연. 피자알볼로 이재욱 대표,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 등)
- 꽃보다 매출 (특정 업소를 선정해 가게 운영 방법을 전수해주는 컨설팅)
- 우리가게 CF (15초짜리 동영상 광고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
이러니 배달의 민족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매출을 올려주는 도구이면서, 사업하면서 어려운 부분을 도와주는 편한 선생님 같은 브랜드.
고객평생가치 (CLV:Customer Lifetime Value)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는 누군가가 어느 기업의 고객으로 머무는 기간 동안 창출하는 총이익을 말한다. CLV의 관점에서 보면,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저렴하며, 거래 금액은 적더라도 거래 빈도가 높은 고객이 더 가치가 있다.
배달의 민족은 페이스북, 트위터, 카페 같은 곳에 '배달의 민족', '배민'등의 키워드로 검색해서 불만사항이 발견되면 먼저 연락하고 어떤 불편 사항이 있었는지 여쭤본 후 해결 가능한 문제인지를 확인한다. 그렇게 먼저 문제를 찾아서 해결해주면 불만이 있던 고객이 오히려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으로 180도 변하게 되기도 한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이나 사업 초기 단계에서 이 1장은 많은 교훈을 준다. 잊을만하면 다시 읽어보자. 비단 O2O 서비스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뒤에 이어지는 2장과 3장 역시 읽으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준다. 이 회사가 어떻게 3조 유니콘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여전히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배민.. 이 책을 통해 그들이 밟아온 자취와 나의 사업에 빗대어 보면 좋은 선생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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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lllayer(레이어) CEO & Creative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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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경험을 설계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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