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컬처 코드 / 클로테르 라파이유
이분은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며 마케팅 구루이기도하다. 정치학, 심리학 분야에서 석사를 받았고, 문화인류학 박사를 받았다. 이 책의 제목 "컬처 코드"는 사람을 이해하는 그만의 방법인데, 그것으로 포춘 100대 기업 중 50개 이상의 기업 CEO들을 컨설팅해주었다고 한다.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무언가 꿰뚫어 보는 듯한 통찰력이 보인다.
저자는 이 컬처 코드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이라고 설명한다. 세상이 눈에 보이는 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컬처 코드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 다르게 행동하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컬처 코드는 크게 국가마다 달라서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지프(jeep)"라는 브랜드에 대한 미국인 코드는 "말(Horse)"인 반면에, 프랑스인과 독일인들의 코드는 "해방자(Liberator)"인 것이다. 그래서 기업이나 브랜드가 그 코드를 찾을 수 있다면 제품을 제조하거나 마케팅을 할 때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밑에서 더 해보자)
컬처 코드를 이해하기 전에 먼저 "각인"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위대한 과학자 '앙리 라보리'는 말한다.
감정이 없으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뜨겁다는 것을 학습하는 상황을 보면 감정적으로 격렬한 고통을 맛본 뒤에야 비로소 '뜨겁다', '데다'라는 의미를 배우고, 다시 잊지 않게 된다. 그 감정이 결합되면 '각인'이 이루어지는데,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각각의 각인들이 결합되어 우리를 '정의(define)'한다.
다양한 각인들에 대한 다양한 코드들이 모두 결합되면, 이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준거 체계(Reference system)'가 생겨난다. 그래서 이 코드를 찾아내면 "우리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컬처 코드는 깊은 무의식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찾기가 쉽지 않다. 책에서는 컬처 코드를 파악하는 방법을 '일본인들에게 커피가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지 알아봤던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방법에 대해서는 너무 간략하게 알려준다. 원하면 저자를 찾아가서 컨설팅을 의뢰해야 할 것이다.)
크게 3가지 단계의 시간을 거치게 된다.
질문자가 다른 행성에서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의 태도를 취해야 한다. 거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되어 커피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한다. 그들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
사람들을 바닥에 앉게 한 다음, 가위와 잡지들을 주고 커피에 관한 단어들을 뜯어 붙이게 한다. 그 단어들을 바탕으로 더 많은 단서를 얻는 것에 목적.
참가자들에게 베개를 베고 바닥에 눕게 하고, 편안한 음악을 틀어주어 긴장을 풀게 한다. 수면 직전의 평온한 상태에 도달했을 때, 그들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갔다고 생각했을 때 커피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최초의 기억, 처음 맛보았을 때의 느낌 등 가장 의미 있는 기억을 말해달라고 요청한다.
사람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뇌를 갖고 태어난다.
1. 대뇌피질 (논리) - 학습과 추상적 사고와 상상력을 다룬다.
2. 대뇌변연계 (감정) - 감정을 관장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의 싸움에서는 대뇌 번연계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3. 파충류 뇌(본능) - 2억 년 전의 조상의 뇌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생존, 생식을 관장
컬처 코드 파악하는 방법 중 첫 번째 시간에는 "직업적인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 그때 지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에서 분리되어 해당 제품을 처음 접했을 때로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때 이야기하는 것은 진심이 아고 세 번째 시간이 되어야 진심을 말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본능이 자리 잡은 파충류 뇌(reptilian brain)에서 나온다. 이 파충류 뇌가 가장 원초적인 내면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진실한 답은 여기서 나온다.
저자는 크라이슬러 피티 크루저의 마케팅에 참여하는 동안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를 발견했던 사례를 통해 5가지 원칙을 전한다.
"사람들의 진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사람들이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질문자가 원하는 답변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는 자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대체로 진실이 아니다. 그래서 여론조사나 시장조사가 자주 판단을 그르치게 하거나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 크라이슬러 사례에서도 사람들은 처음에 안정성, 뛰어난 연비, 핸들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세 번째 시간에는 자동차를 통한 자유, 관능적 경험을 원했다.
감정은 학습의 열쇠이자 각인의 열쇠이다. 감정이 강할수록 경험도 명확하게 습득하게 된다. 살면서 계속 새로운 각인을 얻는 과정이 이어진다.
- 미국인은 운전 경험과 관련된 감정이 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운전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인생이 시작하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고, 운전을 하지 못하는 때를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자동차 소유에 대한 감정이 강력하므로 강한 개성과 무의식적 친숙함을 갖춘 알 카포네의 갱단의 자동차 이미지를 활용했다. 피티 크루저는 더 이상 평범한 세단이 아닌 것이 되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 사람들은 자동차에 대해서 다양한 각인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스포츠카를, 어떤 사람은 세단을, 시골길을 달리거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경험을 말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각기 다른 내용 안에 들은 구조, 즉 자동차와 운전자와의 관계였다. 미국인의 강한 정체성이 자동차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피티 크루저는 미국인의 정체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7세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한다.
- 미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자동차가 가족 간의 유대감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필수적이고 과시적인 생활용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피티 크루저는 남들에게 과시할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을 주는 자동차로 만들어졌다. 그것이 만족감을 주었고 기꺼이 지갑을 열도록 만들었다.
코드란 문화가 무의식에 각인된 것으로 문화가 다르면 사물을 바라보는 코드도 다르다.
- 독일인의 자동차에 대한 코드는 '엔진'이었다. 그래서 독일인으로 이루어진 크라이슬러 경영진들을 '개성'에 초점을 맞춘 피티 크루저의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개성'이었고, 미국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대 성공을 이루었다.
모든 문화에는 독자적인 정신적 경향을 가지고 있는 문화적 무의식이 작용함을 알려준다. 한국인에게는 미국의 정신이 있다. 이 정신적 경향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다. 따라서 피티 크루저의 사례는 문화적 무의식이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생산자는 그 문화적 무의식에 의한 코드를 해석하여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에서는 11개의 주제(사랑과 유혹, 섹스 / 아름다움과 비만 / 건강과 젊음 / 가정과 저녁식사 / 직업과 돈 / 품질과 완벽함 / 음식과 술 / 쇼핑과 사치품 / 미국 문화 / 미국 대통령 / 미국)에 대한 코드를 분석하고 그것들을 적용한 사례들을 보여주는데, 전반적으로 미국인이 기준이라서 한국사람이 공감하기 어려운 분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동이 어떤 이유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파악하는 방법이나 원리를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래서 11개의 주제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보다는 컬처 코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초판이 2007년인 것은 감안하고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2016년에 '글로벌 코드'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에 현시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생겨난 또 다른 코드에 대한 이야기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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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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