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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oomoon Sep 05. 2024

책 쓰기 A to Z

제11강 어떻게 쓸 것인가? - 생각 나누기

 무엇을 쓸지 결정했다면, 이제 어떻게 쓸지 고민하게 됩니다. 처음 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막막함을 느낄 것입니다. A4 용지 90페이지 분량의 책을 어떻게 채울까요?

 이 질문에 대한 제 제안은 '생각 나누기'입니다. 콘셉트는 하나의 큰 생각입니다. 큰 생각을 작은 생각들로 나누는 것이죠. 그리고 각각에 대해 A4 용지 두 장 분량으로 상세하게 써 내려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가족에 대해 쓴다면, '가족'은 큰 생각이고 각 가족 구성원은 작은 생각이 됩니다. 제 가족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이 있습니다. 저와 아내, 큰아들, 작은아들로 나눌 수 있죠. 그러면 4개의 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구성원에 대해 10개의 작은 생각으로 세분화한다면, 총 40개의 작은 생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40개의 생각이 책의 40개 장이 됩니다.


 직업에 대한 책을 쓸 때, 제 직업이 회사원이라면, 신입사원이나 회사 생활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설정합니다. 자신의 업무, 회사 생활 중 겪은 인간관계,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 회사 생활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메시지 등을 큰 생각으로 나누고, 각 장을 경험과 가치 등으로 세분화하여 다시 생각 나누기를 하면 목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면, 인테리어를 원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설정하고, 유행하는 트렌드, 견적 받는 법, 공사 시 주의할 점 등을 큰 생각으로 나누고, 세부적으로 중요한 항목을 작은 생각으로 나누면 목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목차를 짜고 책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전문 작가가 아닌 이상, 목차만 짜다가 시간을 다 보낼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약 20개의 작은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을 쓰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책 한 권 분량인 40개의 장을 쉽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 생각한 항목도 바뀔 수 있고, 목차는 본문을 마칠 때까지 계속 수정할 수 있습니다.

 20개의 항목이 정해지면, 가장 자신 있는 항목부터 쓰기 시작하세요. 처음 책을 쓸 때는 분량이 중요합니다. 글쓰기는 머릿속 생각을 시각화하는 작업입니다. 계단을 오를 때 처음부터 꼭대기까지 한 번에 갈 수는 없습니다. 한 걸음씩 올라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책 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자신 있는 부분을 먼저 쓰면, 그것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됩니다. 조금씩 분량을 늘려가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가 막힐 때가 있습니다. 이때 참고할 도서가 필요합니다. 책을 쓸 때는 항상 참고할 도서 5권 정도를 옆에 두세요. 참고 도서를 베끼라는 것이 아니라, 읽으면서 영감을 얻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라는 것입니다. 참고 도서를 읽다 보면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생각은 논리적으로 비판하며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초고는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초고를 마친 후에 퇴고 과정에서 글을 다듬으면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면 오히려 생각이 막혀 다음을 쓸 수 없습니다. 막히면 다른 장을 쓰면 됩니다.

 퇴고는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구두를 닦을 때처럼, 많이 닦으면 더욱 빛나게 됩니다. 이것을 '생각의 빛'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요약하자면, 콘셉트를 정하고, 그 콘셉트를 나누어 대주제를 설정한 다음, 그 대주제를 다시 나누어 목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차를 바탕으로 책을 써나가되,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퇴고 과정에서 계속 수정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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