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누구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 엄마에게 말하지 못한 속상한 감정, 놀이터에서 마주한 특별한 순간들까지. 말로 다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속에는 말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글로 표현해 보는 아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글쓰기는 문장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내가 누구인지 이해하고, 내 감정을 정확히 짚어내며,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한 줄의 글 속에는 사고력, 공감력, 표현력, 창의력이 함께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국어 과목의 범주를 넘어, 아이의 인성과 사회성, 더 나아가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기르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글쓰기에 점점 더 낯설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영상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느리고 사유가 필요한 글쓰기보다는 빠르고 즉각적인 자극에 길들여지고, 결국 자기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점차 약해집니다.
이러한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체감하는 이들은 바로 부모들입니다. “책상 앞에 앉는 시간보다 화면을 보는 시간이 더 길어요.” “감정이 있어도 말로 잘 표현하지 않아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디지털 노출과 표현력 저하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읽고 쓰는 힘이 약해질수록 아이의 마음은 점점 닫히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드러내는 기회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에게 글쓰기의 기회를 ‘일상 속에서’ 회복시켜줘야 할 때입니다.
특히 초등 시기부터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들은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일기, 독서 감상문, 상상 글짓기처럼 다양한 형식으로 꾸준히 쓰는 과정은 곧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연습이며, 타인과 세상을 존중하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울산에서는 최근 아이들의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를 연계한 수업, 창작 동화 쓰기 프로젝트, 아이가 작가가 되어 책을 만들어보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큰 동기를 부여합니다. 이처럼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서 아이들에게 글쓰기의 즐거움을 전하고, 스스로 써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세대의 문해력과 표현력을 지켜내는 공동체적 실천입니다.
아이들은 쓰는 만큼 자랍니다. 펜을 든다는 것은 곧 자신의 존재를 정리하고 증명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글쓰기의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들은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세상을 넓게 바라보게 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 시작은 아주 소박합니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니?”라고 묻고, “한 줄만 써볼까?”라고 다정하게 건네는 부모와 교사의 말에서 출발합니다.
아이들의 글쓰기, 그것은 미래를 바꾸는 작은 씨앗입니다. 그리고 그 씨앗을 함께 키워가는 일이 지금,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