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랜든 Oct 07. 2024

아들! 우리 스타트업 한번 해볼까?

3화. 아빠와 아들의 빡센 창업 콜라보레이션: 뉴진스빌리지

아들이 게임 개발에 몰두하면서, 저희는 자연스럽게 어떤 게임을 만들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승주는 유니티로 2D 게임을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어떤 내용으로 게임을 기획할지가 문제였죠. 여기서부터 고통의 첫 관문이 열렸습니다.


둘 다 게임 개발 경험은 전무했고, 저 같은 꼰대 아빠는 그동안 게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거든요. 게임 기획? 저로선 꿈도 못 꾸는 일이었죠. "도대체 무슨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아마 다들 아빠와 아들의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을 생각하셨겠지만 질풍노도의 사춘기 MZ 아들과 함께 아빠가 팀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해 보시면 아마 그 고통을 조금은 알게 되실 것 같습니다. 게임기획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경험도 없는 제가 아들에게 밀리고 의견 충돌도 엄청 많았어요.  MZ세대 회사원 보다 더 어린 고등학생과 함께 팀플레이를 한다니. 상상만 해도 어려워 보이죠?


아빠와 아들이 게임을 만든다는 게, 아내가 보기에도 참 어이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아들이 공부 안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속상한데, 아빠가 개발 강좌를 사주며 같이 게임을 만들겠다고 하니, 아내의 표정은 이미 말을 다했죠.


"우리 큰아들은 도대체 누굴 닮았을까?"


눈이 예쁜 내가 오랜만에 세모난 눈으로 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게임을 만들지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생각보다 빠르게 답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둘 다 잘하는 공통점이 있었죠. 아빠와 아들 모두 뉴진스 팬이었다는 겁니다. 뉴진스 팬들을  '버니즈'라고 부르는데, 저와 승주 역시 찐 버니즈였죠.


우연히 뉴진스 팬카페를 둘러보다가 팬심으로 만든 뉴진스 게임을 발견했습니다. 뉴진스 멤버와 닮은 캐릭터들로 탐험을 떠나는 슈팅 게임이었는데 색감이나 구성이 정말 아기자기해서 발랄하면서도 스웨그가 있는 뉴진스와 잘 어울리는 거예요. 이걸 보면서 진짜 팬이라서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게임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 찐팬이 만든 NewJeans SuperGirls 게임 , https://frostmade.itch.io/super-newjeans>


그 순간, 승주와 제 눈이 마주쳤습니다.


"헤이 아들! 우리도 팬게임을 만들어보는 거 어때?"
"오~~~!!"
"아빠도, 너도 뉴진스 좋아하잖아? 그럼 뉴진스 팬게임으로 가는 게 맞는 거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뉴진스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팬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민지를 중심으로 뉴진스 기숙사에 놀러 가는 계관을 설정해서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넣기로 했죠.


플레이어가 민지 캐릭터를 만나서 함께 뉴진스 월드를 돌아다니며 민지 페르소나를 넣은 LLM(대규모언어모델)을 통해 대화하고 게임을 하는 컨셉이었어요. 팬심을 제대로 자극할 수 있는 게임이 될 것 같아서 막 흥분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대망의 첫 시작을 위해  이 게임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뉴진스 빌리지(NewJeans Village) " 


이름 어때요? 완전 대박이죠?

이제 뉴진스와 평생 게임을 할 수 있겠어!




<달리-3로 만든 뉴진스빌리지 민지의 도트 케릭터>
이전 03화 학원을 그만두고, 게임을 만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