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와동 아이들 23

기도원

by 고성프리맨

“목사님?”

”아.. 연호가. 열이 나네요.”

”네? 연호야!”


성은은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연호에게 달려간다. 목사는 달려오는 성은을 보며 흠칫 놀란다.


”저.. 성은 성도님. 제가 설명을 할 테니..”

”괜찮습니다.”


설명을 듣지도 않고 성은은 그대로 연호를 품에 안았다. 연호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운 상태였다. 목사는 어정쩡한 자세로 몇 발 뒤로 물러섰다. 방에서 급하게 나오면서 문을 닫지 못한 게 떠올라 문을 닫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움직인다. 성은은 연호를 품에 안은채 마치 자신이 죄인이 된 것처럼 꽉 안은 채 울고 있다.


’엄마라는 사람이 자식이 아픈 줄도 모르고. 내가 엄마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건가. 미안해 연호야. 엄마가 미안해.’


그러다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근데 연호가 왜 목사님의 품에 있었던 거지? 분명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고개를 들어 목사를 쳐다보니 목사는 방문을 닫으러 이동 중이었다.


’저 방은 잠겨있는 방인데?’


”목사님? 제가 물어볼 게 있는데.”


성은의 부름에 깜짝 놀란 목사는 어딘가 수상쩍게 허둥지둥 거린다.


”아! 네네. 잠시만요. 여기 방에 문이 열려 있네요.”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방문을 빠르게 닫으려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무 촛대를 발견한다. 떨어져 있는 나무 촛대를 조심스럽게 집은 후 뒷걸음질로 나오며 문을 닫는다. 목사의 모든 행동이 수상쩍게 보인 성은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연호가 조금 눈을 뜨더니 말을 건다.


”어.. 엄마예요?”

”연호야! 미안해. 혼자 둬서. 머리가 많이 뜨거워서 어지러울지도 몰라.”

”조금 어지러워요.. 목사님. 목사님은 가셨어요?”

”아니 저 앞에 계시단다. 목사님 하고 있던 게 기억나?”

”목사님 중 한 명이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저한테 뭐라고 하는 거 같았는데.. 이게 꿈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목사님이 무섭게 했다고?”

”코에다가 이상한 병을 가져다 대고..”

”뭐라고?”


목사가 연호에게 뭔가를 하려 했다는 걸 느낀 성은이 고개를 들어 목사를 쳐다본다.


”하하.. 연호야 무슨 소리니? 기억 안 나나 보구나. 네가 복도에 쓰러져 있어서 내가 발견한 건데. 꿈이라도 꿨니?”

”사실인가요 목사님?”

”성도님. 전 이 교회의 목사예요. 제가 성도들에게 해가 될 일을 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진심으로 도우려고 했을 뿐입니다. 연호가 아픈 게 신경 쓰였는데 제가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입니까.”


목사의 말을 듣고 성은은 잠시 생각에 빠진다.


’하긴 우리 목사님이 그럴 분이 아니시지. 내가 잠시 오해를 했네.’


”죄송해요. 목사님. 연호가 아픈 걸 괜히 목사님이 눈앞에 있어서 탓을 하고 싶어 졌던 거 같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게 제 탓인데.. 제 탓이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 그만.”

”그럴 수 있습니다. 연호가 쉴 수 있도록 어서 방안으로 옮깁시다. 비상약품 중에 해열제가 있을 텐데 그건 제가 챙겨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그리고 죄송합니다.”


연호는 그런 목사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목사님이 이제 한 명이네. 근데 아까부터 누가 쳐다보는 느낌이 드는데 누구지?’


”제가 연호를 안아서 옮길 테니 잠시만요.”

”아니 괜찮은데."


목사가 성은에게서 연호를 받아서 들어 올린다. 그때 빤히 쳐다보는 연호의 눈과 마주친다.


”목사님.”

”그래 무슨 할 말이 있니?”

”다른 한분은 어디 가셨어요?”

”연호야.. 목사님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구나. 나중에 몸이 좀 나아지면 대화하자꾸나.”

”목사님.. 근데 아까부터 누가 저희를 쳐다보고 있어요. 그렇게 느껴져요.”

”그럴 리가 없..”


’이 느낌은! 주인님이시다.’


목사는 마치 크게 혼날 죄라도 지은 어린아이처럼 벌벌 떨기 시작한다. 그 떨림은 안고 있는 연호에게까지 전달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성은은 불안한 눈빛으로 목사를 바라보며 연호에게 다가간다. 순간 번개가 치듯 번쩍하는 느낌이 들더니 목사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힘이 빠지는 듯 품에 안은 연호를 떨어뜨리려고 한다. 깜짝 놀란 성은이 목사의 품에서 연호를 낚아챈다. 목사는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을 있는다.


”엄마.. 도망가요. 가야 해요.”

”어? 그 그래.”

”나도 걸을 수 있어요.. 가요 어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을 보며 성은도 두려워지기 시작해 연호가 이끄는 대로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까지 도착했을 때 즈음 목사가 눈빛을 번뜩이며 눈을 부릅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