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
“목사님?”
”아.. 연호가. 열이 나네요.”
”네? 연호야!”
성은은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연호에게 달려간다. 목사는 달려오는 성은을 보며 흠칫 놀란다.
”저.. 성은 성도님. 제가 설명을 할 테니..”
”괜찮습니다.”
설명을 듣지도 않고 성은은 그대로 연호를 품에 안았다. 연호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운 상태였다. 목사는 어정쩡한 자세로 몇 발 뒤로 물러섰다. 방에서 급하게 나오면서 문을 닫지 못한 게 떠올라 문을 닫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움직인다. 성은은 연호를 품에 안은채 마치 자신이 죄인이 된 것처럼 꽉 안은 채 울고 있다.
’엄마라는 사람이 자식이 아픈 줄도 모르고. 내가 엄마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건가. 미안해 연호야. 엄마가 미안해.’
그러다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근데 연호가 왜 목사님의 품에 있었던 거지? 분명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고개를 들어 목사를 쳐다보니 목사는 방문을 닫으러 이동 중이었다.
’저 방은 잠겨있는 방인데?’
”목사님? 제가 물어볼 게 있는데.”
성은의 부름에 깜짝 놀란 목사는 어딘가 수상쩍게 허둥지둥 거린다.
”아! 네네. 잠시만요. 여기 방에 문이 열려 있네요.”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방문을 빠르게 닫으려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무 촛대를 발견한다. 떨어져 있는 나무 촛대를 조심스럽게 집은 후 뒷걸음질로 나오며 문을 닫는다. 목사의 모든 행동이 수상쩍게 보인 성은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연호가 조금 눈을 뜨더니 말을 건다.
”어.. 엄마예요?”
”연호야! 미안해. 혼자 둬서. 머리가 많이 뜨거워서 어지러울지도 몰라.”
”조금 어지러워요.. 목사님. 목사님은 가셨어요?”
”아니 저 앞에 계시단다. 목사님 하고 있던 게 기억나?”
”목사님 중 한 명이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저한테 뭐라고 하는 거 같았는데.. 이게 꿈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목사님이 무섭게 했다고?”
”코에다가 이상한 병을 가져다 대고..”
”뭐라고?”
목사가 연호에게 뭔가를 하려 했다는 걸 느낀 성은이 고개를 들어 목사를 쳐다본다.
”하하.. 연호야 무슨 소리니? 기억 안 나나 보구나. 네가 복도에 쓰러져 있어서 내가 발견한 건데. 꿈이라도 꿨니?”
”사실인가요 목사님?”
”성도님. 전 이 교회의 목사예요. 제가 성도들에게 해가 될 일을 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진심으로 도우려고 했을 뿐입니다. 연호가 아픈 게 신경 쓰였는데 제가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입니까.”
목사의 말을 듣고 성은은 잠시 생각에 빠진다.
’하긴 우리 목사님이 그럴 분이 아니시지. 내가 잠시 오해를 했네.’
”죄송해요. 목사님. 연호가 아픈 걸 괜히 목사님이 눈앞에 있어서 탓을 하고 싶어 졌던 거 같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게 제 탓인데.. 제 탓이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 그만.”
”그럴 수 있습니다. 연호가 쉴 수 있도록 어서 방안으로 옮깁시다. 비상약품 중에 해열제가 있을 텐데 그건 제가 챙겨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그리고 죄송합니다.”
연호는 그런 목사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목사님이 이제 한 명이네. 근데 아까부터 누가 쳐다보는 느낌이 드는데 누구지?’
”제가 연호를 안아서 옮길 테니 잠시만요.”
”아니 괜찮은데."
목사가 성은에게서 연호를 받아서 들어 올린다. 그때 빤히 쳐다보는 연호의 눈과 마주친다.
”목사님.”
”그래 무슨 할 말이 있니?”
”다른 한분은 어디 가셨어요?”
”연호야.. 목사님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구나. 나중에 몸이 좀 나아지면 대화하자꾸나.”
”목사님.. 근데 아까부터 누가 저희를 쳐다보고 있어요. 그렇게 느껴져요.”
”그럴 리가 없..”
’이 느낌은! 주인님이시다.’
목사는 마치 크게 혼날 죄라도 지은 어린아이처럼 벌벌 떨기 시작한다. 그 떨림은 안고 있는 연호에게까지 전달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성은은 불안한 눈빛으로 목사를 바라보며 연호에게 다가간다. 순간 번개가 치듯 번쩍하는 느낌이 들더니 목사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힘이 빠지는 듯 품에 안은 연호를 떨어뜨리려고 한다. 깜짝 놀란 성은이 목사의 품에서 연호를 낚아챈다. 목사는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을 있는다.
”엄마.. 도망가요. 가야 해요.”
”어? 그 그래.”
”나도 걸을 수 있어요.. 가요 어서.”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을 보며 성은도 두려워지기 시작해 연호가 이끄는 대로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까지 도착했을 때 즈음 목사가 눈빛을 번뜩이며 눈을 부릅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