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면 무서운 글

92 걸음

by 고성프리맨

[이해하면 무서운 사진 ㄷㄷ]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의문의 사진 한 장.


"뭐가 이해하면 무섭다는 거야?"


아무리 봐도 뭘 이해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무서운 느낌도 들지 않았다. 막연한 상상으로 없는 허구의 존재를 사진 속에 만들어 내보기도 했다.


'설마.. 창문에??'

'혹시 그대의 눈동자에??'


cheers‼️


는 개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순간 내가 나이가 들어서 이해력이 떨어진 건 아닐까 싶어 슬퍼졌다.


그래.. 어떻게 트렌드를 전부 쫓을 수 있겠어.


결국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찜찜한 마음만 한편에 쌓아 놓았다.


92.jpg 글과 무관한 사진입니당. 하지만 [이해하면 무서운 사진.jpg]




며칠 전에 [더 인플루언서]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몇 화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유명 유투버인 빠니보틀이 어그로를 끌기 위한 전략을 하나 들고 나왔다.


"대충 이슈 될만한 사진 찍고, 텍스트로 쓰자고. 이해하면 무서운 사진 ㄷㄷ 이런 거. (대사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어?? 어그로 끄는 전략이었어?'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속에 묵혀있던 체증이 싹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내가 봤던 그 사진이 가짜가 아니라 정말 내가 이해를 못 해서 무서움을 못 느낀 거라면 할 말은 없다.


어쨌든 빠니보틀의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해당 라운드에서 1등을 차지했다.




많은 생각을 해봤다. 특히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브런치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누구일까?


응원하기로 후원을 받는 작가?

구독자수가 많은 작가?

호응도가 높은 작가?


맞을 수도 있고, 아니기도 한데. 일단 확실한 건 알겠다.


'핀트가 어긋났어.'


인간이기에 질투심도 있고, 누군가에게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직 미숙한 사람이다 보니 살짝 부는 바람에도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이 마음을 어쩌면 좋으려나.


위에 적은 이유가 궁극적인 지향점이 맞을까?

부러움의 대상인 것과 글을 잘 쓰는 것을 같은 선상에 놓아도 되는 걸까?


내가 추구하는 바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걸 보니 총체적 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두루뭉술한 이유만 잔뜩 존재했다.


작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글의 방향성.


[이해하면 무서운 글]이 되시겠다.


태생부터 이해를 목적으로 탄생하지 않았기에, 그 어느 것도 지향하지 않고 있는 무서운 글이 탄생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명거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유를 막론하고 읽히는 글, 퍼지는 글이 되었다는 것부터가 충분한 이유다. 물론 읽음으로써 해를 끼치는 글을 써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최근 들어 조회수가 많이 상승했다. 글을 잘 써서라기 보다는 늘어난 양덕에 유입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묘한 쾌감이 생겼다.


'호응도를 떠나 읽어주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건 기분이 좋은 일이구만.'


쾌감이 이끄는 방향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제목으로 어그로가 끌고 싶어졌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나도 당했던 문구를 차용해 봤다.


'당신도 당해보세요 :D' 라는 마음으로 쓴 건 아니고. 어떻게 글이 써질지 제목을 정하는 순간부터 나도 궁금했다.


호기심에 지배당한 영혼덕에 직접 써보지 않고서는 근질거리는 손가락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어그로 트렌드에 기대어 약간의 꿀을 빨고 싶은 마음이 존재했다는 것까지 차마 숨기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히 느꼈다.


'재밌어‼️'


뭐가 재미있다는 거지?


'글을 쓰는 자체가 재미있어.'


응원하기로 후원을 받는 작가?

구독자수가 많은 작가?

호응도가 높은 작가?


애석하게도 아까 전에 썼던 3가지 경우에 전부 해당이 되지 않지만,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꼈다. (다시 또 아까의 이유를 붙여 넣기 한 거 보면 알겠지만, 여전히 잿밥에는 관심이 많다.)


매일 뭔가를 끄적이고 남긴다. 그냥 그렇게 해야겠다 생각한 날부터 시작된 기이한 행동.


처음 쓸 때만 해도 '저러다 말겠지 쯧쯧..'이라는 시선을 느꼈다. 다행인 점은 더 이상 그런 시선을 느끼지 않는다는 거다.


"오호? 잘됐네요."


어느 날부터 시선을 주던 사람들이 전부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안 좋은 시선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D


"에휴.."


사과.jpeg 사과해요 나한테‼️


"대체 오늘 뭔 글을 쓰고 있는 겁니까???"


그래서 제목에 썼지 않나. 이해하면 무서운 글이라고.


"이해가 가질 않아서 하는 말인데요?"


쉿‼️ 그렇다면 계속 이해하지 않아 주면 좋겠다.

왜냐하면 진짜로 이해하는 순간 무서운 글이 될 테니까.


더이상.jpeg 그러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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