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에서 (1)

98 걸음

by 고성프리맨

체험단이 당첨된 김에 고성을 잠시 떠나, 남양주에서부터 하남까지 여행을 오게 됐다. 당일치기 여행이라 따로 숙박은 하지 않다 보니 꽤나 바쁘다. 지금 이 글은 잠시 짬을 내어 하남 스타필드에 있는 카페 어느 곳에서 쓰는 중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이와 아내는 동물체험을 하러 떠나 주었다.


글 쓰라고 배려해 준 아내와 아이덕에 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오랜만에 인프라를 누려보니 '참 좋긴 좋네.'


가끔이라도 이렇게 도시로 마실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오늘의 코스]

남양주 베이커리 카페 -> 두물머리 -> 하남 스타필드 -> 저녁 체험단 장소


"바쁘다 바빠‼️"

"아잇! 이래서 안 간다고 했잖아."


아내는 오기 전부터 탐탁지 않아 했다. 동네에서 노는 것만으로도 피곤한데 멀리까지 가는 것부터가 스트레스인가 보다. (운전은 내가 하는데 이상하네.)


"그래도 기왕 당첨된 거 겸사겸사 갔다 오자. 애들도 재밌어할 거야."

"후.. 일단 오케이."


힘든 설득 끝에 우리는 대이동을 감행(?)했다.




사는 곳에서 하남까지는 생각하기에 따라선 올만한 거리다.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중간에 휴게소 하나 들른다 생각하면 넉넉잡고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아침 8시에 집에서 나왔다. 모처럼 학교에 안 가서 애들은 이미 광분 상태. 내가 초딩일 땐 학교 안 가면 큰일 나는 줄 알았더랬는데, 시절이 참 많이 바뀌었다.


"아빠 쉬 마려. 휴게소 언제 도착해?"

"급해? 진작에 누라니까."

"아니. 참을만해."

"알았어. 그럼 가평까지 간다‼️"


내린천과 홍천 휴게소를 지나쳐 가평을 향해 달렸다.


"뭐야.. 휴게소 왜 안 들러요? 오줌 마렵다고 한 거 못 들었어요?"

"참을 수 있다며. 이미 늦었어. 가평까지 가야 해."

"뭐야아아앗!#$@$@"


가볍게 아이의 짜증을 한 귀로 흘려내며 결국 가평 휴게소에 도착했다. 운전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누적됐다.


볼일을 마친 후 잠시 휴게소에서 이것저것 구경을 시작했다. 역시나 먹고 싶은 게 잔뜩 눈에 들어왔다.


"와! 나 알감자 먹을래요."

"통감자?"

"네 그거‼️"

"전 치즈스틱이요! 십원빵도 먹고 싶은데.. 아니다 치즈스틱!"

"오빠. 난 저기 도넛 먹을게. 가평휴게소에서만 파는 잣 들어간 버전의 도넛인가 봐. 안 먹으면 후회할 거 같아."

"난 호두과자."


가볍게 요기나 하려던 계획은 저 멀리 사라졌다.


'그래. 이것도 뭐 여행의 묘미지.'


두둑이 간식을 챙겨 먹고 다시 차에 탔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으니 빨리 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뇌를 지배 중이었다.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부터 내리던 빗발이 거세졌다. 날씨가 흐리면 일단 사진이 잘 안 나올 테니 체험단 미션을 수행하는데 애로사항이 생길 것만 같았다. (사실 날이 맑아도 그닥 잘 찍진 못한다.)


[목적지까지 10km가 남았습니다.]


'이 정도면 이제 코앞이네.'


고속도로에서 국도로 진입하자 나오는 안내 음성이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이제 휴식을 좀 취하겠구나란 안도감이 밀려왔다.


"어.. 어?!"

"왜??"

"길을 잘못 들었어.."


아뿔싸. 방심했다. 초행길인데 너무 자만했나? 순식간에 가까워졌던 거리가 멀어졌다. 코앞으로 여겨졌던 거리가 다시 15km 정도로 늘어나자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짜증이 살짝 올라오려 했다.


"어허.. 화 집어넣어!"

"네. 근데 길이 어렵다."

"그러게. 처음이라 그렇지 뭐."


그래도 창밖으로 팔당댐과 한강이 보이자 기분은 좋아졌다. 물이라면 살고 있는 고성에서도 질릴 정도로 많이 봤다 생각했는데 바다가 아닌 강이 주는 맛이 있었다.


"도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첫 체험단 장소에 도착했다.


홍보 목적은 아닙니다 X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듯 가게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 진짜 넓잖아.'


"오길 잘한 거 같아~"


불만투성이던 아내도 살짝 마음이 누그러졌나 보다. 기분 좋아진 우리는 음료와 빵을 시켜 다시 한번 파티를 벌였다. 휴게소에서 뭘 먹은 지 1시간도 채 안 돼서 다시 먹다니. 안 들어갈 거 같던 빵을 입에 밀어 넣었는데 웬걸? 언제 배불렀냐는 듯 다시 먹혔다.


"다 먹으면 뭐 할 거야?"

"여기 근처에 두물머리라는 곳이 있다는데 가볼까?"

"그게 뭔데?"

"글쎄. 예전에 연프에서 한번 봤던 장소였는데 나도 뭐 하는 곳인진 잘 모르겠네. 함께 가실?"

"귀찮은데."


'다시 또 설득의 시간이 찾아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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