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어서 고민 중인 책 몇 개

122 걸음

by 고성프리맨

책을 잘 선택해서 읽는 것도 독자의 미덕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과연.. 내 글도 선택받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이 생겨났지만, 일단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으니 잠시 뒤로 미뤄두자.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읽었던 책들을 살펴보니 주로 경제나 자기 개발에 관한 내용을 많이 읽었던 경향이 있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20대 후반쯤으로 이동해 보면, 그때는 자기 계발서를 혐오하던 시절이라 주로 순수 문학을 많이 읽었었다. 어찌해서 그때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특정 장르의 글을 폄하했을까?


여하튼 유행이 변하거나 돌고 돌듯이 개인의 취향에도 변화가 따른다는 건 확실히 알게 됐다. 그리고 다시 취향이 변해 최근엔 주로 소설을 읽고 있다. 가끔 경제 관련 서적을 읽기는 하나 주요 관심사는 글쓰기나 소설에 관한 것이라 연관성 있는 글을 더 많이 읽는 중이다.


'그러고 보니 어떤 경위로 책을 선택하고 읽게 됐었지?'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었는데 오늘은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첫 시작은 추천을 받아들이면서 읽기 시작했다. 특히 읽을 책은 넘쳐나고 어떤 것부터 읽을지 고민하는 것도 스트레스기에 최대한 많은 추천 중 추리고 추려서, 가장 먼저 읽고 싶은 책 몇 권을 선별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추천하거나 참조한 책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이다. 모든 내용을 자기 머릿속에서 생각한 대로 써내는 작가도 있겠지만, 상상수의 작품은 누군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빌려오거나 참조한 부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보통 그런 부분을 흘려보내지 않고 주목하곤 하는데, 이유는 책을 선별하는 시간을 절약하고 싶기도 하고 작가가 인상적으로 받아들인 내용을 나 또한 이해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언젠가 읽고 말겠다며 메모해 놓은 책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읽지는 않아도 읽어 보겠다는 욕심이 많은 편이라 꽤 많은 수의 책을 어딘가에 담아 놓곤 하는데, 시간이 지나서 기록을 살펴보면 진짜로 읽고 싶은 책과 아닌 책이 구별되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최근에 읽고 싶다고 느낀 책 몇 권을 소개해볼까 한다.


"아니. 댁이 뭐라고 소개하고 말고 하죠?"


어허.. 너무 뾰족하게 그러지 말고. 그냥 이 사람의 취향은 이런가 보다 하며 너그러이 봐주시길. 혹시 또 모르지 않나. 생각지 못했던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고 "럭키‼️"를 외칠지. 그리고 밑에 써 놓은 책은 전부 개취일 뿐이고 광고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미리 밝힌다. (혹시 추천해 주고 싶은 비슷한 결의 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1. 미키7


며칠 전 영화 예고편을 하나 봤다. 제목은 미키17.


'뭔 제목이 이래?'


한참을 보다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임을 알게 됐다.


예고편을 보면서 미키라는 이름 뒤의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됐는데 그 느낌은 바로 회귀물과 통하는 정서였다.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나로선 구미가 당기는 내용이었고, 바로 원작을 찾아보게 됐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 원작의 모든 장면을 담아내기란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되도록이면 원작이 존재할 경우엔 읽는 편이다.


'원작은 7, 영화는 17. 10이나 더 늘렸구나. 일단 장바구니에 담자.'


모르긴 해도 조만간 구매해서 읽어볼 거 같긴 하다.







2. 현의 노래


최근 김훈 작가의 글을 몇 권 읽었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주로 읽었는데,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던 우륵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국사 시간에 진짜 짧게 다뤘던 인물이기도 하고, 아는 정보라고는 [가야금] 원툴이었던 우륵에 관한 작가의 생각이 흥미로웠다.


원래는 [금]이라는 악기였는데 망국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국명을 붙여 가야금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옳고 그름 같은 걸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내 성향상, 작중 인물에 대한 판단을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제공해 주는 작가의 글은 배려에 가깝게 느껴지곤 하는데 어떻게 장바구니에 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3. 김약국의 딸들


유명한 소설답게 이름은 들어왔었지만 읽을 기회가 없었던 거 같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읽지 않았을 뿐이지만.


박경리 작가님을 정말 좋아하지만 막상 읽어본 책이라곤 [토지]가 전부다. 팬을 자처하면서도 다른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찌 팬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은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짤막하게 실려 있던 작품들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편인데,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한 번은 꼭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순수 팬심으로 읽어보고 싶기에 선택한 책.







4. 철도원 삼대


황석영 작가에 대한 특별한 생각은 없다. 예전에 우연히 읽었던 [개밥바라기별] 그리고 [바리데기]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그의 글을 좋아하게 됐었다. 게다가 [삼국지]까지‼️


이 책은 온라인 서점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표지에 쓰여 있는 마케팅 문구만 봐도 대단한 소설이라는 걸 크게 강조하고 있으니 눈에 띄는 건 당연한 거였으려나?


최근에는 웹소설을 주로 읽다 보니 너무 무거운 느낌의 소설은 잘 읽지 않았었는데 이상하게 이 책의 소개를 보는 순간부터 끌렸다.


한때는 독자로서만 읽었다면 이제는 배우는 자세로 임하며 이것저것 배워가며 읽어보고 싶다.




5. 면도날


서머싯 몸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달과 6펜스]이다. 세계문학전집은 읽기는 싫어도 소장은 하고 싶어 해서 집에도 몇 권씩 인테리어(??) 용도로 사놓고 하는데, 언젠가 정말 심심해서 우연히 집어든 책이 달과 6펜스였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였는지는 모르겠는데 혹시나 그때의 나를 마주할 수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잘했어 이 녀석아."


너무 몰입해서 읽었었고, 고갱이라는 화가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었던 거 같다. 당시 한국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던 시기였기도 해서 많이 불안정했었는데, 큰 위로가 되어준 책이었다.


가끔 세계문학전집을 뒤져볼 때가 있는데 그러다 우연히 발견했다.


'면도날이라..'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사실 달과 6펜스도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서 읽었던 거 같은데, 서머싯 몸은 제목 어그로를 잘 끄는 편이구나. 다시 한번 나를 궁금하게 만들다니.




소개한 다섯 권의 책 전부가 [소설]이네. 그만큼 현재 내 관심사가 소설에 집중되었음을 의미하는 거 같다. 물론 웹소설을 잘 쓰려면 웹소설에 대해 더 잘 아는 게 맞겠지만, 부족한 문장력에 대해 보완하기 위해 좋은 작가의 작품을 따라 하며 열심히 연습하고 싶은 마음도 큰 거 같다.


그래도 참 행복하다.


읽고 싶은 책이 여전히 존재하고, 읽기 전의 두근거림을 40대가 되어서도 간직하고 있다니. 다른 모든 것들에 흥미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반면, 책은 여전히 두근거림을 선사해 주고 있다.


한때는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욕심내서 누군가에게 글로 행복함을 선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며 다시 한번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