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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성프리맨 Oct 10. 2024

변동성이라는 파도를 살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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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 최근 1년 중 최저가를 기록했어요 (59,400원).]


아침에 푸시 알림이 하나 와서 봤더니 이런 내용이 떠 있었다.


- 뭐지? 맨날 꿈만 좇아 사는 것 같더니, 갑자기 웬 주식얘기요?????


대부분의 일상을 허송세월로 보내고 있지만 주식 투자도 조금은 하고 있다.


- 아.. 뭐지? 갑자기 배신감이 느껴지는데..


걱정 마시라. 내가 맨 위에 최저가를 기록한 삼전 주식에 대해 왜 썼겠는가? 나 또한 물려 있는 중이다 ^^ 비록 그 금액이 생업에 지장을 줄 만큼 크게 들어가 있진 않다. 그래서 조금 더 편하게 이런 글도 써 볼 수 있는 거 같지만.




주식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도 어느새 10년이 넘은 거 같다. 시작한 이유는 별 거 없었다. 결혼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었고, 드리워져 있던 낚싯바늘에 턱 하고 걸린 것뿐이다.


처음에는 [초심자의 행운]을 살짝 경험했다. 물론 투자 액수가 십몇만원에 머물러 있던 상태니 고작해야 김밥천국에서 밥 한 번 사 먹을 정도의 수익이었으려나? (하지만 현금화도 하지 않았고, 김밥도 사 먹지 않았죠..ㅎ)


어느 순간부터 차트를 보는 건 일상의 루틴 중 하나가 되어버렸고, 등락에 따라 기분이 정해지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를 가리켜 [주린이]라 부를 수 있겠다. 뭐.. 지금도 주린이 아니냐고 물어본다면 솔직히 '마.. 맞아요.'라고 할 수밖에 없다.


- 십 년 동안 뭐 한 거임?


십 년 동안 그냥 내버려두었다. 특별히 뭔가를 잘해보려는 노력도 해봤는데 그럴 때마다 주식의 신은 기가 막히게 내게 빅엿을 선사하곤 했다. 보잘것없는 내 투자금을 어떻게든 가져가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듯, 연일 파란색으로 도배되거나 마이너스로 기록된 기록적인 숫자를 보는 것도 익숙해져 버렸다.


- 손절은 왜 안 한 건데요?


그저 욕심이라고 표현해야 하려나. 기록적인 손실률 앞에서 손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써보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돈 앞에서 자꾸만 본전이 생각났다.


'존버만이 살길이야..'


광기에 가까운 신념은 신앙처럼 변했고 결국 손절 타이밍을 놓쳤다. 초심자의 행운으로 얻은 이익의 몇 배 이상을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변동성 - 위키백과]

변동성(영어: volatility)은 금융에서 시간에 따른 일련의 거래 가격의 변동 정도이며, 대개는 로그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측정한다. 약자인 시그마로 표시된다.


쉽게 표현하고 싶어서 찾아온 내용을 보니 더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냥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거라고 생각해 버리자.'


주식 투자를 비롯해 모든 투자에는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변동성]이라는 심연의 존재가 존재한다. 수익을 가져다줄 때는 [신]의 모습으로, 손실을 가져올 때는 [악귀]의 모습이 되어버리는 존재. 변동성에 익숙해질 수 없다면 투자하는 내내 일희일비하며 멘털이 탈탈 털려가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의투자와 달리 내돈내산으로 투자가 진행되면 초연해지기가 힘들다. 실시간으로 돈이 복사되거나, 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 나처럼 초반에 크게 투자 실패를 경험하면 다시는 투자 쪽을 쳐다보지 않을 확률이 높다.


'없는 돈 셈 치지 뭐..'


진짜로 없어진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십여 년의 세월을 견뎌가며 정복할 수 없는 변동성이 존재하는 주식 투자에 몸 담고 있는 것인가?

어떻게 하면 긴 시간 동안 투자를 할 수 있는가?


내가 깨달은 비법이 하나 있다. 후후. 궁금하지 않나?


하나 더 알려주자면, 참고로 난 워런버핏 같은 투자의 귀재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것. 즉, 투자로서 특별히 엄청난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이 말이다.


- 야잇‼️ 장난쳐? 그냥 무지성으로 투자한 기간이 십 년이라는 거잖아? 그걸 뭐 잘났다고 글로 쓰고 있어!


그러게 말이다.. 잠깐. 돌은 던지지 말도록 하자. 잠깐 다른 얘기 하나를 써보겠다.




[나무위키 -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애니인데 지동설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천동설이 지배하던 시절 지동설에 대한 연구는 중죄에 해당했고, 잡혀간 사람은 화형을 당했다.


우주 앞에서 작디작은 개인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감히 말하건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결코 살아생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주인공은 다행스럽게도 천재과이기에 혼자만의 사유로도 충분히 지동설에 대해 인지해 갈 수 있었다.


- 주식 얘기하다가 뭐 하는 짓이죠?


변동성은 내게 있어 지동설에 맞먹을 만큼 큰 패러다임임을 얘기하려는 것이다. 즉 필부인 나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변동성 겉핥기조차 버거운 일이다.


대신 믿는 것이다. 무엇을?


변동성이 향할 미래의 방향을 믿는 것. 어찌 보면 신앙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이 망할 것 같다면 과연 국내 주식에 투자할 자신이 있는가?

미국몽에 올라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지 않는다면 미국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투자는 [긍정적인 생각과 방향]을 따를 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내게 있어 대한민국은 세계 남바완!(은 좀 무리수고..) 미국은 여전히 사대주의의 끝판왕! 인 것이다. 만약 대한민국이나 미국이 몰락한다면 나 또한 겸허히 그 몰락에 동참하겠다 이 말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정하고 투자를 하자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마이너스 수익률? 올 테면 와바라! 내가 무너지나.


"-90%가 찾아온다면 버틸 수 있겠어?"


그건 좀.. 적당 수준의 손실률 정도면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기왕이면 수익률로 다가오면 더 바랄 게 없고.




이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어째서 내가 십 년 동안의 투자를 하면서도 실력이 전혀 늘지 않았는지. 내게 주식은 토속 신앙처럼 믿음으로 따라가는 신앙생활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도 변동성의 신님이 굽어 살피어, 국장과 미장을 보살펴 주시옵기를 바라옵나이다. 아멘."


결코 권할 순 없지만 나처럼 투자한다면 마음만큼은 편해질 수 있다. 투자를 오랫동안 하기 위한 가장 큰 비법은 바로 [편한 마음가짐] 아닐까?




문학적인 소재나 일상의 재발견을 통한 글쓰기만을 해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소재가 궁하니 약간의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 재해석을 해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


현실적인 이야기는 좀 더 잘하고 있는 사람이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평범 이하인 나 같은 이의 글 또한 수요가 있지는 않을까? 그러기를 바라본다.


- 아니 그래서 삼성전자 주식 사라고요? 팔라고요?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배웠다. 

이상 삼전 주식을 가지고 있는 애플 유저의 잡글을 끝맺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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