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 - 격차의 시대

189 걸음

by 고성프리맨

갈수록 [정보의 격차]가 커지는 거 같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 시기에 대체 무슨 시대착오적인 말인가요?


표면적으로는 누구나 쉽게 [검색]을 통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분명 도움이 되는 정보도 맞고. 하지만 [고오급 정보]라면 어떨까?


고! 급! 정! 보!


그렇다면 무엇이 고급정보일까?

그건 화자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접해 본 적이 없으니까. 하하하하하.


그냥 그런 것이 있겠거니 짐작할 뿐이다. 아니 실제로 세상에 존재는 한다.




[블룸버그 터미널]을 들어보셨는가?

주식이나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서비스명일 텐데, 시작화면도 구경해 본 적이 없다.


오랜만에 또뮤위키가 아닌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 보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제공하며 1년에 2만 달러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2만 달러...


오늘자 환율(1468.72원)을 적용해 보니 대략 29,374,500원이라는 금액이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의 3천만 원이라고 봐도 되겠다. 보통은 개인보다는 법인이나 전문 트레이더가 사용할 테니 구경도 못해본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겠지.


대체 무슨 금가루 묻은 정보를 알려주길래 가격이 저리도 어마어마하단 말인가?

궁금하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나한테 정보를 보여줘도 내가 활용을 할 수나 있을까?'

'이미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오급 계층의 사람도 많을 텐데 그들보다 내가 우위에 설 수는 있고?'


개발에 편자...

그림 속의 떡...

유니콘...


아주 높은 확률로 그리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지. 혹시 또 알아? 내가 재능충이라서 정보를 보자마자 영감이 팍팍 떠오르며 [투자의 신]이 될지도 모르지 않아?


여하튼 3천만 원을 지불해 가면서까지 사용할 의지도 돈도 없으니 과감히 패스하겠다.

정말이다. 내 의지로 패스하는 것이지 결코 돈이 없어서... 가 맞다.




최근 좀 앞서간다 하는 사람은 써봤다고 하던데, 내게는 역시나 높은 장벽을 선보이는 서비스가 하나 더 출시됐다.


[ChatGPT Pro].


$200의 월구독료를 자랑하는 녀석으로, 현시점 294,123.96원으로 가격이 확인된다.


'블룸버그 터미널보다는 그래도 훨씬 싼데?'


30만 원 정도가 들어가는 서비스. 하지만 이 정도 금액 또한 내게는 커다란 장벽이다. 당장 넷플릭스 이용가격만 해도 벌벌 떠는 주제에 30만 원이면 뭐 말 다했지.


아쉬운 마음에, 유튜브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보며 손가락이나 빨았다. 보는 내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와 좋다!" 그런데 왜 생각이 말로 튀어나오는 거지? 흠. 음. 크흠...


뭐 그래 Pro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Plus만 사용해도 좋다고 하니. 하지만 그것도 넷플릭스 보다는 부담스럽다.


-그냥 아무것도 쓰지 마쇼.


그래서 그냥 무료 버전에 만족 중이다. 그리고 난 자기 합리화를 아주 잘하는 편에 속한다.


'나한테 Pro 아니 Plus 서비스가 왜 필요함? 무료 버전으로도 아주 훌륭한데?'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정말로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필요하지 않을까? 에 대해 물어보신다면,


"그건 장담 못하겠는데요."라고 할 수밖에.


분명 당장은 아니지만 정보의 격차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아니지 이미 한참 격차가 벌어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알게 모르게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왔듯이, 정보격차가 진행 중이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무료에 부정확함을 감수하며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와, 고오급 정보를 활용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 갈 수 있는 서비스의 차이는 갈수록 [초격차]를 만들어 낼게 분명하다. 당연하게도 그런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 지불]이 필수다. 이로써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솔직히 완벽한 미래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진 않는다. 다만 안개가 낀 것처럼 "이러이러하겠지-." 정도의 막연함에 가깝다. 그렇다고 정말 다 내려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이유는 단순하게도 [아이]가 있어서다.


나는 이제 40대의 지는 해, 그에 반해 아이들은 이제 쑥쑥 커가야 할 10대가 되어가니.

집 밖을 나가지 않고 틀어박혀 지내도 상관없을 나와 달리, 아이들은 세상과 마주해야 할 시기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필요에 의해 [세상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가성비]를 추구해 가며 최대한 고급 정보 비슷한 냄새라도 풍기는 무엇을 쫓아가려 하는 중이다. 일단은 아는 만큼 보일 것이요, 그래야 아이에게도 어느 정도 알려줄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의 글을 쓰는 연유는 이러하다.




가끔 상상을 해봤다.


'만약에 내가 지금 현업으로 돌아간다면 요즘 흐름을 이해하고 좇을 수 있을까?'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적응 시간이 주어진다면 할 수는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장담컨대 [완벽]하진 못할 거 같다.


가끔 아이들이 태블릿으로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세대차이]를 느낄 때가 있다.


"쉬리야! oo가 뭐야?"

"헤이 구글! 노래 틀어줫!"


'말로 검색하네? 난 타자가 편한데......'


그리고 태블릿으로 게임을 즐기는 아이에게 다가가,


"상남자는 말이다. PC로 게임을 즐길 줄 아는 법!"

"아빠! 태블릿이 훨씬 편하고 에임도 잘되고!"

"에.. 에임? 에잉? 감히 애비한테?"

"아니 조준 말이에요. 아 말귀도 어두워!"


이미 키보드보다는 터치가 훨씬 익숙한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나는 글렀구나란 생각만 든다.


'이번 생의 적응은 여기까지 인가.'


이미 나와 아이의 세상은 많이 달라져 있다. 물론 그 중간에 접점은 분명 존재하니, 대화도 통하고, 함께할 수도 있긴 하다. 아마도 내가 현업에 돌아간다면 이와 비슷한 상황이 될 거 같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침 튀기며 말하는 AI 서비스도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입장이니 여기서부터 뒤떨어져 있다. 이는 [생산성]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어 낼 게 분명하다.


그러니 그냥 조용히 방구석 백수로 잘 지내보자.

대신 글은 열심히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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