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더 이상 혼자 살기 싫은 송정희 씨 11

by 고성프리맨

“저번에 고기 먹었으니 이번엔 생선 어때요?”

”좋아요. 회요? 구이?”

”회를 먼저 얘기 꺼내는 거 보니 정희 씨는 회를 더 좋아하나 봐요. 회 먹으러 갈까요?”

”전 사실 고기보다 생선 좋아해요. 잘 아는 데 있어요?”

”가끔 가던 곳 있는데 거기로 가요.”


’먼저 얘기 꺼내는 걸 더 좋아하는 걸까?’


잠시 생각해 보다 아무렴 어떨까 싶어졌다.


”자 여기에요.”

”생각보다 외진 골목인데 이런 곳에 가게가 있네요. 조명 예쁘다.”

”요즘은 입소문 나면 사실 위치는 커버할 수 있긴 해요.”

”횟집처럼 안 보이긴 해요.”

”맛도 괜찮을 거예요. 가요.”


가게 안은 아담하고 노란 조명이 분위기 있어 보였다. 가게에 있던 손님 중 남자 한 명이 계속 나를 쳐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이상해 쳐다보면 고개를 휙 돌린다.


”인호 씨. 근데 이상하게 아까부터 저 쪽 남자가 날 쳐다보는 기분이 들어요.”

”에이 그럴 리가요. 혹시 저 사람? 엇?”

”왜요?”


고개를 돌렸던 남자와 인호 씨의 눈이 마주치자 그 사람이 일어나서 걸어오기 시작한다.


”어..? 맞네? 인호지?”

”어.. 어 그래. 여긴 웬일이야.”

”야 오랜만이다. 근데 옆에 분은 누구셔?”

”안녕하세요. 송정희라고 해요. 인호 씨 친구분?”

”안녕하세요. 전 호철이라고 해요. 인호 대학교 때 친구예요. 인호야? 너 잠깐 바람 좀 쐴래? 정희 씨 미안해요. 너무 오랜만에 보는 친구라서 그런데 잠깐만 얘기 나눠도 될까요?”

”아.. 네네. 인호 씨 저 괜찮으니까 잠깐 얘기하세요. 뭐 시켜 놓을까요?”

”그럴래요? 미안해요 정희 씨. 그럼 잠깐만 얘기 나누고 올게요.”


’뭐 오랜만에 만난 친구니까.. 메뉴나 좀 볼까? 세상에! 가격 미쳤네.’


코스요리로만 파는 집인듯하다. 뭘 시켜야 할지 몰라 일단 인호 씨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듯하다. 10분 정도 지나자 인호 씨가 들어왔다. 아까 얘기 나누던 친구는 같이 들어오지 않았다.


”얘기 끝났어요? 친구분은요?”

”갔어요. 아까 만나서 반가웠다고 인사 대신 전해달라고 하네요. 아참 메뉴는 좀 봤어요?”

”그래요? 메뉴는 코스 밖에 없어서.. 그리고 가격대가 좀 비싼데요?”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은 제가 정희 씨 맛있는 거 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 이 정도는 사드릴 수 있답니다 하하.”

”반반 내요. 너무 비싸요 그래도.”

”정희 씨도 참. 그러면 일단 이렇게 해요. 오늘 제가 이거 사면 다음에 다른 거 사줘요.”

”자꾸 다음 타령! 가만 보면 과거가 의심된단 말이에요 흠.”

”제가 인기가 없진 않았죠 하하. 농담이고요. 진심이에요. 오늘은 맘 편히 한 번 먹어봐요. 이 집 정말 맛있어요. 저도 첨에 가격표 보고 쉽지 않았는데 먹어보니 납득이 가는 가격이더라고요. 그리고 여기 주인분이 재료 선정부터 가져오는 과정까지 정말 깐깐하게 확인하시거든요.”

”흠.. 일단 먹어보고 판단할게요. 혹시라도 제가 부담스러워지면 반반으로 하도록 해요. 알겠죠?”

”알겠어요. 여기 코스 B로 부탁드려요.”


문득 아까 인호 씨 친구가 있던 테이블을 돌아봤는데 음식을 미처 다 먹지 못한 채 남겨져 있었다.


’음식도 남겼네. 흠.’


마음속에 약간의 물음표가 생기고 있었다.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할수록 이상하게 그 생각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다.


”저.. 인호 씨?”

”네.”

”제가 좀 궁금한 걸 잘 못 참아서 그런데요.”

”아.. 혹시 아까 호철이 때문이죠?”

”맞아요. 그냥 호철 씨 있던 테이블을 봤는데 음식도 남기고 갔길래. 갑자기 밥 먹다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건지는 몰라도.”

”그쵸. 좀 이상할 거 같긴 하네요. 근데 정말 특별한 거 없었어요. 오랜만에 만나서 안부 물어보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나 보더라고요. 전화 끝마치더니 가봐야겠다며 황급히 가버렸어요.”

”뭐 그럴 수도 있죠..”


살짝 어색한 기류가 흐르던 중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샐러드와 가볍게 맛볼 수 있는 핑거푸드가 나왔다.


”맛있게 먹어요.”

”인호 씨 덕에 이런 가게도 와보네요. 고마워요.”


음식을 집어 입에 넣어 본다.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 맛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기분이 생겨나 마냥 음식에 집중이 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