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사진]
슬픔의 늪에서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조금씩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슬픔은 우울을 만들었고
나는 서서히 늪으로 빠져 들었다.
매일매일 추락하는 하루를 보내며
지독히도 차갑고 어두운 겨울을 만났다.
그렇게 하루가 한 달이 되고
계절은 바뀌고 바뀌어 해를 넘겼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나는 그저 가느다란 숨으로 버티었다.
세상의 끝자락에 홀로 남겨져
죽음과도 같은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었다.
세상을 잊은 깜깜한 어둠 속으로
길 잃은 한 줄기 빛이 찾아들었다.
창 밖의 봄 햇살 같은 그 빛을 따라
슬픈 내가 우울한 나를 만나러 왔다.
나를 살게 할 생명의 에너지였다.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살아낼 희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