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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숲 이미림 Jul 19. 2021

<브랜드 뒷북> 고향식당 이름을 어떻게 바꿔요?

식당 브랜드 리뉴얼 하기

언니가 어느 날 식당을 하겠다며

교대 근처 골목에 있는

작은 식당을 하나 계약했다고 했습니다.

그 식당은 근처 직장인들을 위한 백반집이었고,

언니도 같은 컨셉으로 식당을 이어받아서 하고 싶다고 했어요.


기존 식당의 이름은 <고향식당>이었는데

참으로 친근하지만

어느 지역에나 가면 하나씩은 있을 평범한 이름이었지요.



명색이 동생이 브랜드 네임 전문가이니

새로 리뉴얼할 식당의 이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우선 언니에게

어떤 식당을 생각하는지,

어떤 컨셉으로 식당을 꾸밀 것인지,

메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주변 상권과의 차별화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어요.

1. 기존 식당의 백반집 컨셉을 그대로 가져간다.

2. 기존 식당의 단골들이 편안하게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한다.

3. 기존 올드한 이미지를 좀 더 젊은 감각으로 바꾼다.

4. 친근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주고 싶다.


그래서 네이밍을 위해 ‘고향’이라는 단어가 주는 키워드를 찾아보았어요.

친근, 푸근, 향수, 정, 엄마, 집, 가족, 친구, 사람들, 그리움, 따뜻함, 행복…


고향에는 엄마가 계시고,

엄마가 차려 주는 맛있는 밥상이 있으며,

그 밥상으로 우리는 행복하죠.


고향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 따뜻한 기억에 대한 그리움일 거예요.


집을 떠나 서울로 온 직장인들에게

엄마가 차려주던 고향집의 행복한 밥상이라면

참 맛있고,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고향집 행복밥상>으로 최종안을 선택했습니다.

고향식당의 이미지는 살리고

리뉴얼을 통해 친근하지만 조금은 세련되게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지요.



저도 언니의 식당에 가면

편안하면서 참 맛있게  한 끼를 먹고 왔어요.

언니의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서 더 그랬겠지만요.


찌개도 맛있었고

달걀말이랑 볶음 반찬도 참  맛있었던

고향집 행복밥상이었는데

식당일이 중노동이라 몸이 아파서

일을 그만 둔지는 오래되었어요.


틈나면 언니 따라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장도 보고

지나가다 배고프면 밥도 먹고 하던

내게도 고향집 행복밥상이었던 식당이었지만

이젠 빛바랜 기억처럼 추억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참 애정이 많이 가는 브랜드였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으니 아쉽긴 합니다.

잘 만든 좋은 브랜드가 오래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렇게나마 추억으로 꺼내 볼 수가 있다는 것은

그래도 행복한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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