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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숲 이미림 Jun 07. 2021

# 3. 쉽게 하는 브랜드 네이밍

[브랜드 네이밍 교실] - 짧은 글 짓고, 말 줄이기

브랜드를 만들면서

브랜드 전략을 가장 잘 반영하기 위해

어떤 브랜드 네임을 고민해 보셨을까요?


브랜드 전략을 아무리 잘 만들어 놓아도

그 전략을 뒷받침해 줄 좋은 브랜드 네임을 만들지 못하면

성공적인 브랜드를 꿈꾸기는 어렵겠죠?


"잘 만들어진 브랜드 전략에는

잘 만든 브랜드 네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브랜드 전략의 중요성과 더불어

쉽게 하는 네이밍 기술 3탄으로

‘짧은 글 짓고, 말 줄이기’ 형식의 네이밍 기법을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이 문장도 줄이면 '짧글말줄'이 되겠죠?


'짧글말줄' 방식은

어려운 네이밍을 쉽게 해주는 아주 좋은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시장조사를 거쳐 브랜드 전략을 잡은 뒤

본격적으로 키워드 분석에 들어갈 텐데요,

키워드도 그냥 아무 곳에서나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 키워드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식도

바로 이 '짧글말줄'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해찬들>과 <예다손>의 브랜드를 만들었던 경험으로

전체 네이밍의 흐름과 함께 설명을 드릴게요.




해찬들이 ‘해가 가득 찬 들녘’을 줄인 표현이라는 것은

광고를 통해서 이미 많이 아실 거예요.


저는 어려서부터 시를 써 왔기 때문에

사물을 보면서 시를 쓰듯이

말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법에 익숙합니다.

그러다 보니 네이밍을 할 때에도

제품과 전략 방향에 맞추어 짧은 글로 기록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글을 정리할 때에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의 기준에 맞추어 생각하고 정리를 합니다.


 -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 소비자들의 니즈를 자극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 경쟁 제품들과는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까?


해찬들을 브랜딩 할 때 1자 브랜딩 전략 방향은

지금의 해찬들이 나올 수 없는 방향이었습니다.

당시 경쟁 브랜드였던 풀무원, 청정원 같은

깨끗한 이미지로 포지셔닝을 하였으니까요.


전략 방향이 수정이 되고

삼원식품의 태양초가 가진 아이덴티티를 살려

태양과 햇살의 따스함을 브랜드에 녹여 넣기로 하였습니다.


후보안에는 단순 합성이나 결합 방식의 네이밍으로

해오름, 해가온, 해가원, 햇빛찬... 등도 발상을 했었어요.

그러나 저는 뭔가 부족하면서 영혼 없는 느낌이 들어

식품과 태양을 이미지화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살던 시골집 동네에는 개울 건너 넓은 논밭이 있었는데

가을 오후 해질 무렵이면 햇살과 벼가 어우러져

황금물결이 넘치는 황홀한 들녘이 되곤 했었지요.

그 가을 들녘의 풍성함과 먹거리의 넉넉함을

소비자들이 이미지로 떠 올릴 수 있기를 기원하며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하였습니다.


가을 들녘의 풍성함 > 해가 가득 찬 들녘 > 해가득찬들 > 해찬들






예다손 역시 '예를 다한 손길'이라는 문장에서 나온 브랜드입니다.

예다손은 광주 창억떡집의 프랜차이즈 떡 카페의 브랜드로서

경쟁사로 SPC의 '빚은'과 '떡보의 하루'가 있었어요.


'떡보의 하루'는 대중성은 있었지만 세련됨이 없었고,

'빚은'은 '떡을 빚다'는 스킬을 강조한 브랜드였죠.

그래서 예다손은 떡이라는 우리 고유의 음식을 통해

전통과 정성, 그리고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간 브랜드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올 수 있었던 문장이  '정성과 예를 다한 손길'이었고요,

이 표현을 줄여 '예다손'이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이 브랜드 네임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그리고 제품과 시장을 탐구하고 이미 전략을 세우셨다면,

네이밍 하시기 전에 짧은 글로 정리해 보세요.

잘 들여다보시면

거기에 키워드가 있고,

거기에 전략에 딱 맞는 브랜드 네임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Tip:


오늘의 글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기억할 수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브랜드 전략의 중요성이고,

두 번째는 브랜드 결정권자의 영향력입니다.

만약 해찬들을 풀무원이나 청정원의 미투 방향으로 진행했다면

아마도 해찬들은 기억에도 없는 그들의 유사 이미지와 그늘로만 존재했을지도 모릅니다.

또 하나는 당시 시대 상황이 영어 위주의 브랜드를 선호했기 때문에

해찬들은 굉장히 파격적인 브랜드 중 하나였습니다.

영문 표기가 복잡하고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해찬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안목이 탁월했던 브랜드 결정권자의 최종 선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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