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업문화공간 대개조]
나는 <인천 산업문화공간 대개조> 프로젝트를 보면서
영국 런던의 타워 햄리츠(Tower Hamlets) 지역에 있는
'아이디어 스토어(Idea Store)'가 떠 올랐다.
'생각 상점, 생각 창고'라고 표현 가능한
이곳은 도서관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OO도서관'이라고 사용하지 않는다.
바이라인으로 'Library Learning Information'이라고 도서관을 표기할 뿐
그냥 '아이디어 스토어'이다.
타워 햄리츠는 영국 런던에 위치해 있으며
주민의 1/3 정도가 이민자로 구성되어 있는 대표적인 빈민 지역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국제적인 은행들이 즐비한
초고층 건물의 비즈니스 상업지구 카나리 워프(Canary Wharf)가 있다.
빈부격차가 심한 이 지역에는
3개의 도서관과 2개의 문화센터가 있어서
주민들의 정보 교육과 삶의 향상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상하게도 주민들의 80% 이상이 도서관을 활용하지 않았다.
개선의 필요성을 느낀 타워 햄리츠구에서는
2년간의 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교통이 불편해서 도서관에 가기 힘들어요."
"일하러 다녀오면 시간이 안돼요."
"시장에 가거나 쇼핑하면서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내가 찾는 정보가 거기에 없어요."
"출퇴근길에도 이용할 있게 해 주세요."
이러한 주민들의 불편. 불만 사항을 반영하여
재래시장과 상점 그리고 지하철역이 있는 대로변에
신개념 도서관인 '아이디어 스토어'를 열었다.
또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구직 정보나 교육 등의 서비스를 대폭 확충시켰다.
'아이디어 스토어'가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일으켰고
타워 햄리츠에는 더 많은 '아이디어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이용객들도 4배나 증가했다.
아이디어 스토어에서는
이용하는 주민들을 고객(Customer)라고 부른다.
주민들은 상점에서처럼 손님의 대우를 받음으로써
대접받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있다.
내부에서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해도 괜찮으며
퇴근 이후의 직장인들을 위해 저녁 9시까지 운영을 한다.
일자리를 알아보고, 취미활동을 하며,
친구를 만나도 좋고, 그냥 와서 놀다 가도 상관없다.
각국의 이민자들을 위해 다양한 언어로 대응할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해서 서비스를 하므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한 곳이 되었다.
나는 아이디어 스토어의 사례를 보면서
브랜드적인 관점에서 다음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들이 원하는 공간과 서비스를 위해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혁신을 선택했다는 것과
그 혁신에 맞는 혁신적인 브랜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Store라는 영어 단어에는 '상점'이라는 의미 말고도 '창고, 저장소'라는 의미가 있다.
도서관이라는 관념을 깨고 지역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선택한 '아이디어 스토어'는
얼마나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아이디어 스토어가 도서관의 고정관념을 깨트렸듯이
인천 남동산단도 공단, 산단이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렸으면 한다.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주민과 기업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활용 가능한 정책이 수립되기를 원한다.
다행히 이번 '인천 산업단지공간 대개조' 프로젝트를 통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공간 개선이 될 예정이라 기대가 크다.
일하는 청년층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지역 주민들과 화합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와 산업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그런 공간에 적합한 브랜드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