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물려받았던 03년식 sm5를 폐차했습니다.
특별한 문제없이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저와 아내의 출퇴근을 책임져 주었는데, 이제는 보내 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았습니다.
폐차를 해 본 적도 없고, 중고로 자동차를 판매해 본 적도, 구매해 본 경험도 없었기에 TV에 광고 중인 헤이 딜러 앱을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헤이 딜러는 번호판과 몇 장의 사진만 등록을 하면,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딜러들이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시할 수 있는 가격을 경매하듯이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블로그에 있는 몇 가지 후기를 보고 나니, 제 차의 경우처럼 오래된 차의 경우에는 중고보다는 폐차를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중고차를 매입하는 딜러의 경우에는 처음에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가도, 실제 차량을 보러 와서 옵션의 작동 여부나 외부의 작은 흠집 등을 이유로 감가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몇 년 지나지 않은 신차급의 중고차이거나, 연식이 오래되었더라도 애지중지 관리를 한 차량이라면 딜러에게 흠을 잡힐 것이 별로 없으니 처음에 제시를 받았던 가격을 거의 그대로 받겠지만, 연식이 오래된 제차의 경우에는 어떤 딜러가 오더라도 흠을 잡을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차에 관심을 보여주신 여러 딜러분들 중에서 폐차를 전문으로 하신다는 딜러분을 선택했습니다. 5명의 딜러분이 입찰을 하셨는데, 최저 55만 원에서 최대 95만 원까지 제시를 해주셨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95만 원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해 보였고, 그래서 71만 원을 제시하신 폐차 전문 딜러분을 선택했습니다.
딜러분을 선정한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일단 스타벅스 음료 쿠폰을 보내주셨고, 다음날 오전에 바로 저희 아파트 주차장에 오셔서 차량을 가지고 가셨습니다. 차량을 가지고 가셔서 차고지에 입고가 확인된 후에는 약속하셨던 71만 원을 바로 지급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차량등록 말소 서류를 보내주시면서, 말소 등록 서류를 보내어 기존의 자동차 보험을 해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내해주셨습니다.
폐차를 진행하고 받은 71만 원으로는 주말에 아버지께 소고기를 사드렸습니다. 처음 차량을 받을 때에는 새 차를 사지 못하게 말리셨던 아버지가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몇 년 동안 편하게 출퇴근을 하고, 돈도 조금 더 모을 수 있었던 것 모두 아버지가 저를 말려주셨던 것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폐차를 진행할 예정이신 분들에게 제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아마 가족들과 맛있게 소고기를 먹을 정도의 비용은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제가 한번 경험해보니, 애마를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는 데 소고기만 한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