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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U Mar 17. 2019

EP.02 출근하다

처음은 역시 어려워


’B급 조연출의 일기’는 1년전 쓴 저의 인스타그램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드디어 대망의 라디오 조연출 첫출근의 날이 왔다.

사실 이번주에도 전날에도 전혀 떨리지않고 아무생각없었는데 수색역 회사 근처에 가까워지면서 좀 떨리기 시작했다. 수색역에서 상암동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몰라 10분정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오라는 시간보다 30분정도 거 넉넉하게 왔기에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사실 처음 공고가 아르바이트였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 또한 맞다. 그런데 1시간 일찍 사수AD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머리가 몹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거 내가 할 수 있을까 과연?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눈 뒤 8층 라디오 부조로 올라갔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8층 라디오 부조(부조: 부조정실의 줄임말로 방송부스를 통제하는 곳) 에 들어가자 내 영혼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영혼이 날라가는 느낌이랄까?

분명히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이다


옆에서 사수 AD님이 아무리 말해줘도 처음 듣는 용어들이 머리속을 뒤죽박죽 휘져었다.


정신없는 5-6시간을 보낸후 퇴근을 해보렸는데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계속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스케일의 것인가가 계속 물음표되었다.


감히 나까짓게 나같이 멍충이가 소화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특히 나는 조연출 아르바이트 정도였기에 당근 연출(PD)가 있고 나는 심부름정도 할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직접 생방송에 PD콜을 주고 라디오에 나갈 뉴스를 선정하고 신청곡도 받아서 내보내는 것이었다.


수습이라 돈을 안받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돈을 받았다면 죄책감이 심했을듯 싶다.


20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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