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만남이 기회를 만들더라
먼저
방송국알바생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어쩌다 내가 방송국 알바몬이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
2017년도, 나는 유통업계 2년차 마케터였다.
대학시절 이공계열 출신이었기때문에 마케팅에 대한 상식들도 잘 몰랐다. 마케팅에 대해 부지런히 공부를 하긴 하지만 그 지식의 깊이는 참 얕았다. 또, 내 주변의 90퍼센트가 공대생이었기에 만나는 사람들, 만나서 하는 이야기들 모두 공대공대(?)했다.
2017년에 더 이상 이 상태를 지속하면 안된다는 느낌을 받았고, 마케팅 업계의 돌아가는 상황을 듣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나만의 테두리,회사의 테두리안에 갇혀 좁은 시야를 가지고 지내는 것 말고 다른 현업의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 싶었다.
내가 진짜 마케터가 되려면
만나는 사람들도 마케터가 되어야 했다
그러던중 페이스북에서 어떤 마케터분께서 시니어마케터들이 주니어마케터들의 멘토 멘티역할을 하며 상생하는 커뮤니티를 만든다 공지하여 멘티 면접을 보고 들어가게 되었다. 대학생 반, 직장인 반이었고 직장인들은 주로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나와 같이 인하우스에서 일하는 멘티는 거의 없었다.
우리가 첫 기수였는데 인원이 워낙 많기도 했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 참여율도 적었다. 결정적으로 멘티들 중 취준생도 많았기에 운영이 순탄하게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에겐 이 커뮤니티가
너무 값진 곳이었다
이 커뮤니티 단톡방에서는 다양한 정보가 오갔고, 시기마다의 트랜드를 남들보다 빨리 알 수 있었다.
그중 구인정보도 많았는데, 하루는 주말 저녁 라디오 조연출 구인공고 정보가 떴고 위치를 보니 경의중앙선이 다녀서 밤 11시반에 일이 끝나도 막차가 있어 바로 지원서를 써서 내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언론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그때 무슨 용기로 지원했는지 모르겠다.)
운좋게 사수 AD(조연출)이 나를 좋게 봐서 뽑았고, 2월 구정이 지나고 다음주부터 나오라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
나중에 술마시고 그때 나를 왜 뽑았냐고 물어보니 내가 잘할 것 같았다고 하더라. 그녀에게는 정말 두고두고 고맙다.기회를 가질 수 없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었으니 말이다.
여튼 그렇게 나의 투잡인생은 갑자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