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트렌드 : 달빛천사 음원 18억 펀딩 돌파

2019년 텀블벅 역대 펀딩의 성공요인

by BranU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줄 거야
메마른 가슴속을 적셔줄 멜로디


혹시 저 가사를 아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199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사이 태어난 사람일 확률이 높을 듯하다. 만약 모르는가? 그렇다면 이제라도 알아야 한다. 당신이 마케터라면 알 필요가 있다. 요즘의 가장 큰 핫이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난 종종 트렌드를 알기 위해 텀블벅, 와디즈라는 펀딩 플랫폼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 플랫폼들은 밀레니얼 세대, z세대들이 집중된 다소 마니아틱(?)한 플랫폼이기에 그들만의 작은 트렌드를 꽤 빠르게 볼 수 있어 좋은 플랫폼이다.


물론 SNS도 트렌드를 보기 좋은 플랫폼이다. 그러나 SNS는 단순 이슈를 보기에 좋은 곳이고 마케터는 결국 ‘팔아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소비 트렌드’까지 보려면 이렇게 구매까지 가는 펀딩 플랫폼을 봐줘야 한다. 진짜 팔리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보다 보면 요즘 소비 트렌드가 보이고 또 소비 트렌드를 보다 보면 다음 유행할 아이템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텀블벅을 살펴보았다. 텀블벅에서는 보통 인권, 동물권 관련 굿즈들이 무난하게 펀딩 달성을 많이 한다. 이곳에선 같은 물건이라도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팔리는 개수가 달라지는데 요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얼마나 가치소비를 중요시 여기는 지도 볼 수 있다.


펀딩 달성률 5,694%


스크롤을 내리던 중 말도 안 되는 퍼센트가 보였다. 뭐? 보통 펀딩 성공해도 달성률 200-300%인 이 플랫폼에서 5,000%??


이 정도의 달성률은 처음 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 펀딩금액은 더 말이 안 됐다. 18억. 18억이라니 18억은 웬만한 중소기업 연 매출액이기도 하다.


처음엔 사이트에 오류가 난 것인가 했다. 그러다 상세페이지를 모두 읽고 오류가 아니란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달빛천사가 뭔데?


달빛천사는 2004년 4월 13일 투니버스에서 첫 방송된 애니메이션이다. 당시 어린이들 사이에서 해당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다면 나루토, 이누야사가 방송되던 그 시절, 투니버스 시청률 랭킹 1위인 정도?


초등학생 시절 나루토, 이누야샤를 모르는 애들이 없던 걸 생각하면 달빛천사의 위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도 달빛천사를 보며 자란 케이스인데 주위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상세 스토리는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 주인공이 부른 노래 가사는 다 기억하고 있더라.


근데 왜 이제 와서 이슈가 됐지?


2019년 5월 15일, 이화여대 대학 축제 공연에 달빛천사의 여주인공 성우였던 이용신씨가 초청됐었고, 그 반응이 대단했다. 학생 대부분이 달빛천사를 보고 자란 90년대생이었기에 그들에겐 그녀가 아이돌이었던 것이다. 축제 공연장은 마치 아이돌 콘서트장이 되었고, 그들은 떼창을 하며 앵콜을 외쳤다.



해당 이슈는 단지 축제로 끝나지 않고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파되었다. 섭외자에게 상을 줘야 한다며 에브리타임(대학생 커뮤니티 어플)과 트위터에는 칭찬이 일색이었고 해당 공연 내용은 기사화되고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에도 떴었다.


그리고 9월 말, 해당 음원을 정식 발매하는 것으로 펀딩이 시작되었고 벌써 펀딩금 18억을 넘은 것이다.





어찌 보면 달빛천사를 기억하고 음원을 살 정도로 원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마이너한 영역이었던 것이다.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보아도 2005년에서 2018년까지 달빛천사에 대한 검색량이 없진 않았지만 미비했다.


그런데 단지 옛 추억, 단지 축제 해프닝 정도로 저렇게 펀딩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곤 해당 펀딩의 3가지 성공 요인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빛천사 음원 펀딩 성공요인 3


이용신TV 영상 캡쳐본


1. 적절한 플랫폼

: 타깃이 있는 곳을 정확히 공략하다


타깃이 있는 곳을 정확히 파악하여 진행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가끔 타깃이 전혀 안 보이는 곳에서 자신의 상품을 열심히 팔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막에서 손난로를 팔고 러시아에서 선풍기를 파는 격인데 본인만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번 펀딩은 타깃이 있는 곳을 정확히 알았다. 10대 후반 ~ 20대 후반 여성 그리고 작고 예쁜 것에 기꺼이 돈을 쓰는 사람이 많은 곳이 바로 텀블벅이기 때문이다.


2. 펀딩 스토리

: 펀딩의 이유가 정확하다


해당 펀딩 글은 달빛천사 음원을 그동안 왜 못 만들었는 지를 말하며 시작했다. 한곡당 커버 라이센스 비용만 200만 원이라는 사실과 해외 기업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 여러 장애요소가 있는 것을 언급하고 이 음원이 생성된 후 콘서트까지 생각한다고 비전을 말해준다.


가끔 어떤 펀딩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쏟아낸다. 이 상품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만 주구장창하는데 사실 고객은 그거에 별로 관심 없다. 그것보다 관심 있는 건 이 펀딩을 하게 된 이유, 만드는 사람의 가치관, 앞으로 이 펀딩금이 쓰이는 곳 등이다. 텀블벅에서 펀딩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좋은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닌 좋은 의도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가성비만 따지는 사람이라면 텀블벅이 아닌 쿠팡에서 구매하겠지)


3. 고객 참여

: 고객도 프로듀서로 만든다


프로듀스101처럼 나의 펀딩 한 표(?)가 해당 음원을 세상에 나오게 하느냐 마느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영상과 글로 알려준다.


그리고 아이돌 CD thanks to처럼 나의 이름이 부록으로 들어간다니? 고객 입장에서는 33,000원으로 국민 프로듀서가 되는 기회다. 그것도 내 동년배 90년대생 모두가 보는 곳에. (나중에 내 이름 인증샷 올릴 수 있는 건 덤.)




펀딩 기간은 16일이 더 남았는데 벌써 19억을 향해가고 있다. 20억은 무난히 달성하고 끝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 성공사례는 텀블벅 측에서도 상장 같은 것을 줘야하지않나 싶다. 그냥 넘기기에는 너무 큰 홍보효과가 있었다. 콘서트에 뭐라도 지원하거나 그런 식으로ㅎㅎ


처음 글을 쓸 때에는 2019년 트렌드 코리아의 뉴트로 키워드를 인용하려 했다. 그러나 그렇게 끼워 맞추기로 언급될 이슈는 아닌 듯하다.


그저 이용신 성우님의 저력과 여러 요소들이 합쳐서 좋은 결과를 이룬 상품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달천이는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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