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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U Jun 02. 2019

여름휴가에서 어쩌다 전남친 생각

홍콩에서 갑자기?


20190601
스페인행 비행기를 예매할 때 홍콩을 경유하는 것을 일정으로 잡았다. 경유가 직항보다 싸단 이유도 있었고, 경유를 한번도 못해봤기에 재밌겠다 싶어 택하게 됐다. 경유지인 홍콩 공항에 도착했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8~9시간밖에 없었기에 빠르게 익스프레스 기차를 타고 홍콩역(센트럴)에 도착했다.

첫방문지, 팀호환

홍콩역에 가면 꼭 먹어봐야한다는 팀호환(딤섬맛집)을 첫 방문지로 택했다. 그런데 역 근처에 있어 한눈에 보인다던 팀호환은 아무리 걸어도 안보였다. 그렇게 계속 해매다 지칠 때쯤 현지인들에게 길을 물었고, 몇몇 친절한 분들 덕분에 팀호완을 찾을 수 있었다. (알고보니 팀호완은 익스프레스에서 내려서 에스컬레이터을 올라간 다음 뒤만 돌면 보이는 위치에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있는지 모르고 IFC몰 전구역을 해맸던 것이다.)



팀호환 간판이 보이고, 길게 줄 선 사람들이 보였다. 놀이기구 순서를 기다리는 것처럼 사람들은 들떠있었다. 대부분 여행자여서 더 그랬을 것이다. 줄은 길었지만 메뉴가 딤섬이다보니 회전율은 생각보다 빨랐고, 내 앞에 20여명이 서있던 대기줄은 10분만에 빠졌다.


내 차례가 되었고, 종업원은 내가 혼자왔기에 합석을 해야 한다 했다. 물론 이 점은 블로그에서 이미 봤었기에 알겠다했다. 난 혼자 온 외국인 남성분과 합석을 하게 되었는데 그는 내가 일반적으로 보아온 외국인 남성과 다르게 shy한 스타일이었다. 작년 여행에서 만났던 외국인들과 다른 성격이었다. 그는 내가 물을 따라주었을 때도 고맙다며 미소만 짓고 추가적인 질문은 안했다. 홍콩에서 만나기로 한 지인이 있는지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주문한 음식을 먹었다. 나 또한 그와 추가적인 대화를 안하게 된 덕에 음식점 방문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주문은 인천공항에서 남는 시간에 찾아본 파워블로거들이 가장 맛있다한 슈마이(스팀포크앤쉬림프) + 창편(라이스롤위드쉬림프엔치브스)으로 했다. 미리 음식점을 찾아보는 스타일이 아닌데 잘찾아온 내가 대견스러웠다.

내가 시킨 음식이 아니야!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한 메뉴가 블로그에서 본 사진과 완전 달랐다. 내가 잘못 주문했는지 둘중 하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메뉴였다. 이미 나온 음식 항의해봤자 뭐하나란 생각에 그냥 먹기로 했다. 이미 나온 다른 한 메뉴가 맛있었기에 이거 하나 정도는 맛없어도 될 것 같았다. (먹어보니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맛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잔돈바꿔치기
다먹고 계산할 땐 내가 만만해보였는지 종업원은 거스름돈을 중국돈으로 줬다. 나중에 1시간이 지나 카페에 들려 안 사실이다. 아마 바쁜 계산속에서 몇번 중국돈을 잘못 받았었겠지. 그리고 이 처리불가인 그 돈을 나에게 주고 빨리 털고 싶었던 것 같다. 헷갈려서 잘못줬다기엔 홍콩돈과 크기, 무게가 전혀 달랐다. 그녀는 내가 눈치못챌거라 판단했고, 그 판단은 정확히 맞았다.

이 모든 건 홍콩에 도착한지 20분도 안되서 겪은 일이었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메뉴를 잘못 시킬 일도, 거스름돈을 중국돈으로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한국이아니기에 일어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긍정의 중요성
사람은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 같은 상황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나 그대가 있지만 힘든 세상이 아니라
거친 세상이지만 나 그대가 있음을 깨닫고
한동근 <그대라는 사치>

‘부모님도 있고, 여친도 있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해. 난 직장때문에 우울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모든게 안좋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부모와 여친이 있다는것에 행복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결국 마음 가짐에 달렸다.

<괜찮아, 우리에겐 아직 마지막 카드가 있어> 책 저자는 남들은 절대 경험하고 싶지않을법한 일들을 겪는다. 저자는 바르셀로나에서 도둑들에게 모든 돈과 여권을 털리고, 차까지 고장난 상황을 겪는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 상황을 즐기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결국에는 해당 내용으로 책까지 쓴다. 결국 나 또한 이런 웃픈 에피소드가 생겼기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뜬금없이 전남친 소환
예전에 만난 남자친구 중 부정적인 사람이 있었다. 대학시절 처음 제대로 사귀었던 사람이었다. 그를 나쁘게 말할 생각은 없지만 내가 느끼기에 그랬고, 그도 그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했다. 그런데 재밌게도 그는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해야 나중에 나쁜 일이 생겨도 그리 크게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좋게, 긍정적이게 생각해야 더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나쁜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생각했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그것이 사실인 것을 깨달았다. 20대 후반이 된 지금 성공한 사람들은 보면 그들은 대부분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혹여 나쁜 일이 생겨도 그 나쁜 일 안에서 긍정적 요소를 찾아 그것을 기회로 만들더라.


그는 나와 사귀는 동안엔 계속 그 가치관을 유지했다. 김연아도 욕하고 자신이 찌질해질만한 모든 자그마한 사물들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 그의 이러한 성격때문에 헤어진 것은 아니지만 모든 헤어짐의 이유가 단 하나는 아니듯 이것 또한 헤어지게 만든 여러 요소 중 하나였을 듯 하다. 그와 헤어진지 벌써 4년도 더 됐다. 4년은 강산도 바뀔 시간이니 그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나도 4년전보다는 더 나은 사람으로 변했으니 말이다. 그가 어떻게 바뀌어졌는지 모르지만 난 그가 좋은 사람들을 만나 긍정적이어졌길 빈다. 그리고 긍정적임이 얼마나 행복함을 주는 지도 알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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