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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U Jun 03. 2019

챔피언리그 결승전 다음날의 마드리드

격렬히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20190602

마드리드에 도착하여 찍은 첫 사진


예상치 못한 Closed
마드리드에 도착하여 숙소에 짐을 맡긴 후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아니기에 밖으로 나왔다. 마드리드 첫 방문지는 meson del champinon 매손 델참피뇬 (버섯요리 전문점). 너무 맛있다는 한 유튜버 분의 극찬 때문에 시장과도 가까워 궁금한 마음으로 방문했다. 그런데 젠장! 식당이 오늘 쉬는 날이었다. 구글에서 쉰단 말 없었는데... 아쉽지만 다음 주 금요일에 꼭 방문하리라 다짐하고 발길을 돌아서야 했다.

스페인은 어디나 맛집인가요?
유튜브 영상들과 블로그들의 리뷰로 보았을 때 스페인은 어디나 맛집이라 했다. 그렇기에 이번엔 굳이 다시 맛집을 찾아보지 않고, 발이 이끄는 대로 가보기로 했다. 걷다 보니 야외식당이 즐비한 한 광장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햇살은 따사로웠고, 사람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마드리드 야외광장


난 예전부터 유럽의 이런 야외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을 꼭 해보고 싶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유럽에 왔던 건 7년 전으로 유럽은 어머니와만 다녀봤는데 어머니는 돈을 아끼는 분이셨기에 유럽의 야외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야외라 쓸데없이 비쌀 거라나 뭐라나.  어머니와 다닐 때에는 내가 돈을 안 써도 됐지만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통제가 된다는 것이 참 힘들었다. 마치 부잣집에 시집가면 매주 시부모님께 문안인사드리러 가야 하는 기분이랄까. 물론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그런 불편함이 있었다. 그렇지만 오늘은 나 혼자 있는 날이기에 그런 눈치 볼 사람이 1도 없었다는 거!

살아있는듯한 맛있는 홍합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조합

난 여러 테이블 중 내가 앉고 싶은 곳은 아무 곳에 앉았다. 그리고 종업원 아저씨에게 피자를 추천받은 후 타파스 홍합(6유로)과 메인 요리용 칮 피자(10유로) 그리고 샹그리아(5유로)를 주문했다. 원래 처음 주문할 때는 마드리드에 처음 온 기념으로 리뷰 영상을 찍으려 했다. 그런데 유럽을 즐기려 온 내가 영상을 찍기 위해 5분 전에 나온 홍합을 못 먹고 바라만 봐야 한다는 것이 퍽 슬퍼졌다. 그래서 영상을 안 찍기로 결심한 후 홍합을 먹기 시작했다. 미친 홍합은 미친 맛이었다. 너무 맛있는 거다. 그냥 살아있는 채 입안에서 그대로 슬라이딩하는 느낌이랄까! 이보다 완벽한 주문은 없었다. 그리고 홍합만 먹었으면 느끼할 것을 치즈피자로 잡아주니 잘 익은 피자에 홍합을 얹어 먹는 느낌이랄까? 마치 오랫동안 가고 싶던 맛집에서 먹는 음식 같았다.

주변은 온통 빨간 리버풀 유니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다음날
배가 조금씩 차니 그제야 주변이 보였다. 주변엔 유럽 사람들뿐이었는데 특히 아직 챔피언스리그 승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리버풀 유럽 아저씨들이 바글바글했다. 어제 마드리드에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있었는데, 토트넘 대 리버풀. 0:2로 리버풀이 이겼다고 한다. 오늘 묶은 호스텔에도 어제 경기 때문에 온 미국 친구들이 두어 명 있었다. 마드리드의 길거리에는 여기저기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축배를 들듯 그들은 한껏 들떠보였다.


한국 홍대 클럽에서 나올법한 노래들이 나왔다


축제가 끊이지 않는 나라

축제는 밤까지 이어졌다. 지금 열기를 보았을 때 아마 한두 주는 더 챔피언스리그를 핑계 삼아 샹그리아와 레몬 맥주를 들이켤 듯싶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Bar를 보니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결승전 영상을 다시 보고 어깨동무를 한 채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들이었다.


어찌 보면 맹목적이고 아이 같지만, 뭔가 저 정도 열정을 들여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게 부러워졌다. 나는 과연 무엇에 저리 맹목적 이어질 수 있을까.



#축구 #리버풀이이긴마드리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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