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예인 부부의 이혼
어제 유명 연예인 부부의 이혼설이 크게 이슈 됐다. 누가 잘못했냐 잘했냐는 제삼자가 말할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결혼은 어디까지나 둘의 이야기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과한듯하다.
그런데 둘 중 한 사람이 이전 인터뷰 때 ‘이젠 이 사람 없이는 못 살 것 같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는 것에 악플단 것들이 간간히 보이더라.
쟨 원래 집착이 있는 것 같다
이때부터 이상했던 듯
뭐 이런 말들이었다.
그런데 사랑에서 소유욕 혹은 집착을 떼어놓을 수 있나? 물론 무엇이든 과한 것은 좋지 않지만 왜 쿨한 것이 더 좋은 거지? 결혼은 원래 이 사람 없이는 못 살 거 같다 생각하고 하는 거 아닌가? 사랑은 미쳐야 하는 거라는데 사랑하여 그 없이 못 살겠다 하는 것이 이상한 걸까?
어린 시절, 내가 보고 듣고 했던 사랑들은 상대방 없이는 죽고 싶은 상태였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는 줄리엣이 없는 세상에선 살 수 없다며 자살을 하였으며 80-90년대 노래에서는 네가 하늘에 있어도 나는 널 영원히 사랑할 거라는 노래가 참 많았다. 어린 나는 무의식적으로 ‘사랑’이란 절대적이고 너무나 강력한 무언가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도 쿨하지 못하다. 애인이 조금이라도 나에게 소홀해도 그 모든 것을 나를 덜 사랑해서라고 판단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그는 나를 항상 계속 원해야 한다 생각한다. 그게 사랑이라고 미디어는 가르쳐줬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나는 그들을 그 정도로 사랑했나? 이렇게 물어본다면 솔직히 선뜻 그랬다고 대답 못한다. 나 또한 내가 상상하는 ’ 사랑’만큼 그들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비판하지 않는다. 그저 나도 그래 보고 싶다. 정말 그 없인 못 사는 사랑이 뭘지 궁금하다. 그리고 상대방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나 없인 못 살만큼 나를 사랑하게끔 말이다.
아마 나와 사귄 세 명의 이성들 기억 속 난 아주 쿨할 수 있다. 왜냐면 나의 경우 속이 좁지만 벌리는 일이 많아 혼자 꽁해있을 시간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정 부린 적이 별로 없다. 난 그저 연애 중에도 내가 벌린 일들을 수습하기 바빴다. 그런데 과연 마냥 쿨 해 보이는 게 좋은 건가 싶다. 사랑이 쿨하면 사랑인가?
너 없인 못살아라는 말은 사랑의 저울질과 줄다리기를 놓고 흰 깃발을 드는 행위이다. 난 너에게 의존적이고 너를 계속 사랑할 예정이야 라고 말하는 격이다.
문득 사람들이 ‘너 없인 못살아’라는 말에 과민 반응하고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그런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었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랑을 못 보았기에 비판하고 보는 것이다.
만일 그들이 그런 사랑을 경험했더라면 비판의 화살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 모든 건 공감과 이해에서 비롯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