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이 불행한 이유 5.

힘을 좀 빼고 삽시다.

by 브라움

나와 당신이 불행한 이유 5. 불확실을 견디지 못해서


인생은 B와 D사이에 있는 C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 즉 일생동안 선택(Choice)을 하며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작게는 오늘 저녁 메뉴를, 크게는 진로와 관계 등을 선택하며 살죠.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인간을 '피투(彼投)된 존재'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는 '던져진 존재'를 의미하며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태어날지 선택하지 못한 채 그저 '던져져 존재'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이데거는 우리가 탄생을 선택할 순 없었지만, 던져진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존재할지를 선택할 수 있음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에겐 선택할 자유가 있고, 허락된 자유로 매 순간 선택하며 존재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이런 자유가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사회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Seligmann Fromm)도 인간이 자유를 원하면서 동시에 자유를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심리를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는 자유가 우리에게 주는 '불확실성'때문이지 싶습니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매 순간 선택하며 살아가야 하지만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고, 어떤 책임이 따를지를 예측하며, 그 불확실성에 불안해하는 것입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미셀 두가스(Michel Dugas)도 불안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으로 정의했고, 이는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무엇이 그토록 확실하고 예측 가능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는 이 삶을 살아가는 나와 당신은 여행자이며 모험가입니다. 그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고 감히 예측할 수도 없어 그저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습니다. 누군가는 불확실성을 줄여보려 조금 더 노력해 볼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알 수 없는 게 앞날 아니겠습니까. 그 불확실성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조금 힘을 빼볼까요?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어느 곳에 도착해 있을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지금껏 그럭저럭 살아왔잖아요. 이런 말 조심스럽지만, 불확실함 속의 걱정과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에 데려다준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예측할 수 없음에 노심초사하기보단, 흐르는 삶의 물결에 몸을 띄우고 눈을 감아보는 거예요. 힘을 조금 빼도 지금껏 살아온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참 좋아하는 역사 선생님의 카카오톡 상태메시지가 생각나네요.


'하루하루는 성실히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영화 평론가 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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