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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사원에서 등기임원까지

돈보다 중요한 건 명예니까

by Braun

직전 연봉 관련 글이 포털 메인에 오른 덕인지 하루 만에 총조회수를 찍어버렸다.

결국 돈이 전부인가? 아니면 나 또한 성공팔이인가? 자괴감이 들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의 기록이니 하고 싶은 말을 이어가기로 한다.



1. 신뢰는 성실에서 나온다.


모든 스포츠에는 슈퍼스타가 있지만 모든 팀에 슈퍼스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모든 감독이 슈퍼스타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선수는 꾸준한 기록을 부상 없이 내는 선수들이다.

7년 연속 3할, 10년 이상 100경기 출장 :

이런 기록들을 가진 선수들은 라인업작성의 고민을 덜어주는 자체가

감독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빠른 승진은 항상 신뢰를 필수로 요구한다.

신뢰를 얻는 레시피는 엄청나게 많지만 성실은 소금처럼 무조건 들어가는 재료이다.


나는 12년간 30분 이상 지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3일 이전에 연차를 낸 적도 없었다.

이직하더라도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걱정 안 해도 되는' 사람이 되었다.



2. 존경은 실력에서 나온다.


회식에서 2차 안 가기, 친구처럼 대하려고 하지 않기, 보이는 곳에서 혼내지 않기 등

상사들이 부하에게 하지 않아야 하는 점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이것들은 드레싱은 되지만 샐러드를 대신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실력으로 직원들을 압도하지 않으면 모두 허울이 된다.

그 실력 중에서도 직무에서의 시야와 통찰력이 핵심이다.


나의 선택이 다음 주 혹은 다음 달, 때로는 내년 시점에 탁월한 통찰력이 되었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나는 존경의 대상이 된다.



3. 평판은 태도에서 나온다.


장담컨대 이제 더욱더 평판을 통한 이직만이 생존이 될 것이다.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모두 섭렵했을 때 마지막 과제는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평가는 기회 혹은 위기의 순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외로 외부의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은 쉽다.

우선 내가 그들의 고객이라고 해서 갑질해서는 안되며, 그들이 나의 고객이라고 흉보지 않으면 된다.

그들도 그저 조직의 대표로 나와 마주한 것이지 나를 괴롭히러 온 것이 아니다.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고 나의 입장을 한탄하며 개인적 감정을 섞지 않으면

그들에게 나는 꽤 "인간적인 사람"이 된다.


그렇게 지나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내가 없는 곳에서 나에 대한 좋은 평가를 하고,

그것이 퍼져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는 좋은 사람이 된다. 그리고 이 평판은 평생 간다.



4. 결과는 인내에서 나온다.


생각해 보니 단 한 번도 승진이나 직책을 요구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재촉한 적은 참 많았다.

"이 정도면 그냥 팀장 시켜달라고 해...", "네가 거의 경영하는 거 아냐..?" 같은 말들 말이다.


나도 동의한다. 다만 생각해 봤다. 내 위가 이걸 몰라서 안 시켜주는 걸까?

당연히 다 알고 있었고, 잠깐의 인내의 열매는 오히려 달았다.

리더는 잘하는 직원이 누군지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잘하는 직원만으로 회사가 운영되지 않기에 항상 적절한 명분과 시기를 고민한다.

그렇게 가을사과처럼 빨갛고 탐스럽게 무르익으면 자연스레 과육은 떨어진다.



나는 승진과 연봉상승을 단 번에 이룩한 적도 없고 특별한 능력이나 이벤트도 없었다.

재직기간의 80%는 실적이 하락세였고 내 상사는 1년 이상 지속된 적도 없었다.


S&P ETF를 분할매수하라는 버핏의 말처럼 특별한 게 없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을 누가 가장 꾸준하게 하느냐,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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