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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진 Apr 27. 2021

직장 상사의 가스라이팅 2

자존감을 바닥 치게 하는 가스라이팅으로부터 도망갈 것

*길이가 길어져서 읽기 편하도록 편수를 나눴어요. 이전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

[직장 상사의 가스라이팅 1편] >>  

https://brunch.co.kr/@bravewhale/29


# 역량의 범주를 넘어선 ... ‘역량 초과  잘못이었다.

나는 늘 크루엘라 님으로부터 그 분의 성에 차게 일하지 못했다고 평가받았다. 물론 그의 성에 차게 일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지금 돌아보면 그 분이 내게 요구했던 업무의 수준과 양은 내 직급과 경험에 맞지 않았고(새롭게 시도해보는 일도 많았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더 많은 양의 업무가 주어졌다), 내가 물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양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분은 잘 모르는 일을 수월히 알려주시는 법이 없었고, ‘어디 한 번 해봐라’하는 식으로 두고 보시다가,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을 보면 ‘너 때문에 내가 너무 힘들다’며 소리 지르고, 힐난하곤 했다.


[회사 내에서]] 열심히 일하고 >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 그 과정에서 수시로 불려 가 다양한 이유로 혼나고, 비난을 받고 > [회사 밖에서] 광고주 미팅에 가서 성과를 얻고...


이 사이클을 1년 동안 무한 반복했다. 크루엘라와 내가 가장 많은 업무를 함께 했는데, 그 1년 동안 그 분과 접촉하며 일했던 여러 동료 직원들도 그 분과 일하기만 하면 눈물을 쏙 빼곤 했음에도, 나는 ‘그 사람은 나쁘지만, 나도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지’하고 생각했다. 그런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렇게 더 일하면 앞으로 평생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날 나는 퇴사를 결심하고 뒤돌아 보지 않고 그 회사를 나왔다.


#자꾸 당신이 스스로를 의심케 한다면, 그 사람은 가스라이터 일 수 있다.

그리고 회사를 나온 뒤, 팀장님과 팀원들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한 권의 책을 받았는 게 그 책에 바로 이 ‘가스 라이팅’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네가 이상한 게 아니라, 크루엘라님이 이상해- 그 사람을 피할 수 없다면 그 회사에서 얼른 나와.’라고 했지만 나는 1년의 시간 동안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울면서 회사를 다녔다.


#성장보다는 당신의 자존감이 더 중요하다.

왜 그 일을 1년이나 겪었냐? 묻는다면, 그것은 ‘더 잘하고 싶은’ 내 욕심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분을 만족시킬 만큼 더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그것이 불가하고, 내 자존감이 회복 불가능하다 싶을 만큼 훼손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에 퇴사를 결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은 지옥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동료들을 만난 시간이었고, 아주 고강도로 트레이닝해 정말 많은 업무를 경험해 본 기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기도 하다.


#착하고 성실한 당신이라면 더욱 '가스 라이팅'으로부터 달아나라.

만약 당신이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고, 주변 다수의 사람들도 ‘너는 잘하고 있어, 문제는 그 사람(가스라이터)이야.’하고 말해준다면, 특히 같은 공간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줄 만한 사람이 그런말을 한다면 ‘나를 비난하는, 내가 나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그 사람은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사람과 멀어질 수 없다면 그 공간을 떠나기를 바란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의심하게 만드는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고,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며, 훼손된 마음이 다시 건강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스라이터들은 다소 순한(?) 성정의 사람을 노린다.(크루엘라가 딱 그랬다.) 자기반성을 하고, 저 사람도 잘 못했지만 나도 이런 부분은 고치자-하고 자기 잘못을 잘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기 쉬운 것 같다. 그러니 자신이 ‘착하다, 성격 좋다.’ 소리를 꽤 자주 듣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이런 가스라이터들을 조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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