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고래 Jul 19. 2021

스물의 방황기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관계

20대의 내가 그의 소설을 읽은 이유

책태기가 찾아올 때 종종 하루키의 책이

돌파구가 되어 주었다. (우연히 책꽃이의 책이 눈에 들어와 읽게되곤 했다)


이번 책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는

무라카미의 소설을 꽤나 탐독했고 20대 중반 이후부터는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듬성듬성 읽어왔다.


20대 전후의 시기에는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도

‘왜’를 뾰족히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왜 이 난해한(적어도 내게는 난해했다) 작가의 소설을 연거푸 읽는지?


이번에 <바람의 노려를 들어라>를 읽으며

그 이유를 어렴풋하게 알게 되었다. 그건 그 소설의 등장 인물들이 ‘왜 사는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사는 일이란 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찾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매일 가는 바에서 감자튀김과 맥주를 마시며, 누군가는 처음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누군가는 어슬렁 항구를 서성대며, 누군가는 글을 쓰고 지우며 말이다.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공감하거나, 공감할 수 없다면 적어도 이해했고, 어려운 질문 앞에서 헤메는 주인공들에게 동질감 같은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책이 다시금 이렇게 술술 읽히는 까닭은, 내가 다시 같은 질문을 꺼내들었기 때문일까, 자문해보는 밤이다.




작가의 이전글 '좋아해서 괴롭힌다'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