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대한 나만의 정의, 그리고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한 생각
마케터라면 '마케팅'이라는 것에 대한 자기만의 정의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사실 '마케팅'이란 굉장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자기만의 색을 가지려면, 어떤 마케팅을 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내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마켓을(소비자)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행하는 액션을 총칭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 '가격 경쟁력' 만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딩의 성격이 짙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 가격경쟁력 만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물건'과 '서비스'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소비자의 민감도가 높아 트렌드가 빨리 바뀌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물건의 퀄리티도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따라서 아주 특이점이 있는 제품이 아니라면, 제품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지' 경쟁이 된다.
이때 말하는 '이미지'가 바로 브랜딩의 영역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좋다'는 전제하에 기업이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다. 상품의 질이 비슷하다고 해도,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구축했는가에 따라 해당 브랜드의 가치가 달라진다.
나는 내가 속한 회사를, 즉 '법인'을 마치 인기 있는 '개인'과 같이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인기 있는 사람일까?
- 아름다운/멋진 사람
- 내 문제를 해결해주는 유익한 사람
- 천재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우수한 상품(제품/서비스)을 공급하는 사람
-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으며 뛰어난 성능의 제품을 만드는 장인
-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기의 것을 기꺼이 내놓는 사람 등
인기 있는 사람은 위 조건 중 여러 가지 능력을 가질 수 있고, 단 하나의 이미지가 부각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가진 매력의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잠깐 아름답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 '아름답다'라는 점이 사랑받는 이유라면 꾸준히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하며, 좋은 애티튜를 가져야 한다. 사랑받는 셀럽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만약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보여주는 행보들이 범인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따라 하기 힘든 '천재다운' 행보여야 할 것이다. 단 한번 '천재적 행위'를 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사람을 평생 천재라고 여기지 않듯, 시간이 가도 '천재로써의 정체성'을 지키려면 일관된 '천재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케터는 이런 것들을 고민해야 한다.
내 브랜드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 것인가? 그 이미지가 타깃에게 매력적일까? 브랜드의 액션은 일관성이 있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가? 오랜 시간 동일한 이미지를 쌓아나갈 수 있는가? 우리는 타깃의 마음에 어떻게 남기를 바라는가? 우리는 시장이 등을 돌리지 않도록 좋은 삶의 태도(에티튜드)를 유지하고 있는가?
요즘 '콘텐츠 마케터', '그로스 마케터' 등 마케팅의 세분화된 직무 영역에 따라 마케터를 분류하기도 하는데, 결국 수많은 마케터들이 하는 일은 이미지를 만들고, 쌓고, 궁극적으로는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로써만 자신의 일을 생각하지 말고, 마케터로서 보다 근본적으로 해당 '직무'로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어떤 일에 기여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