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자마자 드는 생각 한 가지

마흔의 속도로 한 걸음 한 걸음

by 희너지

인생사 새옹지마라는데,
나는 왜 그토록 아등바등 살아왔을까.


살아온 인생이 순탄치 않아서였을까.
나는 늘 초조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불행이 두려워
지금의 행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
늘 불안했다.
1등을 해도 불안했고,
통장 잔고가 쌓여가도 마찬가지였다.


불안, 초조, 긴장, 강박.
내 인생은 늘 그 네 단어 안에 있었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 걸까.
어릴 적 채워지지 않은 결핍 때문이라
막연히 생각해 왔다.


헌데
마흔이 되자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렇게 나를 몰아세우고 스스로를 옥죈 사람은
어쩌면 다름 아닌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하루쯤, 한 달쯤 쉬어도.
물 흘러버리듯 시간을 보내도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을 살기에 바빴다.


그런데 나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다.


올해 마흔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이러지 않아도 된다는 걸.


그리고
쉬지 못하고 달려온 시간들이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걸 보니

나이가 드는 것 같기도.

이제야 어른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는
내 안에 쌓여 있던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며
조금씩 내려놓으려 한다.


한 번에 되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 힘을 빼고,
조금 더 유유자적하게.


마흔의 속도로

나만의 속도로

한 걸음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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